"5500억 베팅의 역풍"…고려아연, 이사회까지 '형사 리스크'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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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유상증자 과정에서 부정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 고려아연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유상증자 과정에서 부정거래를 한 혐의를 받는 고려아연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지난 9월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의 수천억원대 펀드 투자 논란이 검찰 고발로 확산됐다. 투자 결과를 넘어 이사회 의사결정과 공시 체계 전반이 도마에 오르면서 향후 형사 책임 여부까지 쟁점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고려아연 소액주주연합은 27일 오전 9시40분께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 투자와 관련해 사외이사들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금융위원회에도 진정서를 동시에 냈다고 이날 밝혔다. 소액주주 측은 "투자 의사결정 과정과 공시 적정성, 투자자 보호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며 전방위적인 검증 필요성을 제기했다.

논란의 핵심은 고려아연이 2019년부터 약 5500억원을 투입한 펀드 투자다. 소액주주들은 이 과정에서 이사회 승인과 내부 검토 절차가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투자 구조와 자금 흐름, 손실 가능성 등에 대한 공시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여부를 문제 삼고 있다.

민사 대응 가능성도 열어뒀다. 오병호 고려아연 소액주주연합 사무국장은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하면 민사소송도 추진할 것"이라며 "오너 리스크에 따른 주가 하락 역시 검토 대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사들의 행위가 배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단정하기보다 수사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번 사안은 검찰과 금융당국을 동시에 겨냥한 '투트랙 대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검찰에서는 배임 등 형사 책임 여부를, 금융위원회는 공시 위반과 투자자 보호 문제를 각각 들여다보게 된다. 다만 현재는 고발 접수 단계로, 수사 착수 여부와 기소 여부는 검찰 판단에 달려 있다.

한편 고려아연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이미 진행 중이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는지 등을 놓고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해당 사건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기존 자본시장 이슈와 별개로 기업 내부 의사결정 구조까지 수사 대상으로 확대될 경우, 향후 재판에서도 공시 책임과 이사회 역할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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