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지폐 ‘거북선’서 시작된 인연…英 앤 공주, HD현대 울산조선소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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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앤 공주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HD현대 제공.

영국 앤 공주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HD현대 제공.
“Great shipyard(정말 대단한 조선소네요).”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여동생 앤 공주는 14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직접 찾아 건조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을 살펴봤다. 13일부터의 2박3일의 짧은 방한 일정 중 앤 공주 일행이 찾아간 사기업은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해, 영국 왕실과 이 회사의 인연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4일 HD현대중공업은 이날 앤 공주와 그의 남편인 티머시 로런스 경,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 등이 울산 본사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은 영국 정부가 조선·해양 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앤 공주는 선박, 특수선 건조 현장과 엔진 공장을 두루 둘러보며 궁금한 점을 수시로 질문했고, 동행한 정 회장과 이상균 부회장, 주원호 사장 등 HD현대중공업 경영진이 직접 기술력을 소개했다. 앤 공주와의 접견에서 정 회장은 향후 영국과의 방산 분야 협력을 더 확대할 수 있게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은 영국과 각별한 인연을 자랑한다. 고(故) 정주영 창업자는 1971년 조선소 건립을 위해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에 돈을 빌리러 갔지만 거절당했다. 이에 정 창업자가 은행용 추천서를 받고자 영국 선박 컨설턴트사의 찰스 롱바텀 회장을 직접 찾아가, 500원짜리 지폐 속 거북선을 보여주며 “한국은 영국보다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설득한 일화는 유명하다.

영국 왕실 주요 인사들도 방한 시 HD현대중공업 조선소를 찾고 있다. 앞서 1992년에는 당시 왕세자였던 찰스 3세 국왕이, 2008년에는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류 왕자(현재는 왕자 자격 박탈)가 이 회사를 찾은 바 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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