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수출액 3.7% '깜짝 증가'…관세 충격에 對美수출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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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수출이 트럼프 관세의 영향을 받은 첫 달 ‘플러스’를 기록했다. 지난달 3일 시작된 미국의 25% 자동차 품목 관세와 5일부터 부과된 10% 기본 상호관세로 대폭 줄 것으로 예상되던 4월 수출액이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대비 3.7% 증가한 582억1000만달러였다. 역대 4월 중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수입은 533억2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전체적으로 48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관세청은 지난달 20일 수출 속보치(4월 1~20일)에서 수출이 33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 줄었다고 발표했다. 양대 수출 시장인 미국과 중국 수출이 각각 14.3%, 3.4%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하지만 열흘 만에 ‘흑자 반전’이 일어난 것이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대기업들은 통상 월초에 수입을 늘렸다가 후반기에 수출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달 하순이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하루 더 많았던 점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17.2% 증가한 117억달러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16일 반도체 품목 관세 부과를 위한 조사에 들어간 후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공장을 둔 수요 기업들이 재고 확보를 위해 ‘대량 선구매’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과 유럽연합(EU) 시장에서의 수출 증가도 주목된다. 대(對)중국 수출액은 3.9% 늘어난 108억8000만달러로 대미 수출(106억3000만달러)을 넘어섰다. 무선통신기기(+23.9%), 컴퓨터(+29.2%) 등의 수출 호조가 눈에 띈다. 중국 정부가 미국 관세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이구환신(以舊換新)’ 보조금 정책의 영향으로 중국인이 휴대폰, 컴퓨터 구매에 나서면서 한국산 부품 수입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대EU 수출액은 18.4% 증가한 66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테슬라 불매 운동으로 한국산 전기차 수요가 커지면서 자동차 수출이 34.2% 늘었다. 바이오시밀러 진출 확대로 바이오헬스 수출도 44.8% 증가했다.

하지만 대미 수출은 트럼프 관세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대미 수출액은 총 106억달러로 전년 대비 6.8% 줄었고, 무역 흑자도 9억달러 감소한 45억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수출의 양대 품목인 자동차(-16.6%)와 일반기계(-22.6%) 수출이 위축됐다.

김대훈/김리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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