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 1분기만에 5조 벌었다…건전성은 일제히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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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금융 순익 1년새 63%↑]
ELS악재 털고 역대 최대 실적
예대금리차 확대에 이자이익↑
KB, 리딩금융·신한, 리딩뱅크 왕좌
내수부진에 연체율은 모두 상승

  • 등록 2025-04-27 오후 6:18:32

    수정 2025-04-27 오후 6:57:17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4대 금융그룹이 견조한 이자이익에 힘입어 올 1분기에만 약 5조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KB·신한·하나금융은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실적’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핵심 계열사 은행은 신한은행이 1분기에만 1조 3000억원 가까이 벌면서 ‘리딩뱅크’ 왕좌에 올랐다. 내수부진과 고환율·고금리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각 금융그룹 건전성 지표는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우리금융, 나홀로 역성장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조 9289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6.8% 증가했다. 특히 KB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은 1년 새 62.9% 증가한 1조 6973억원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분기 홍콩항셍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에 따른 충당부채 적립 악재를 털어내면서 당기순이익이 163.5% 뛴 영향이다. KB금융그룹은 KB손해보험(3135억원), KB증권(1799억원), KB라이프생명(870억원), KB국민카드(845억원) 등 주요 계열사에서 고른 실적을 냈다. 특히 KB손해보험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8.2% 증가해 리딩금융 수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신한금융은 은행과 라이프생명 호실적에 힘입어 1조 488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1년 전보다 12.6% 증가한 것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 당기순이익이 1조 1281억원으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고 신한라이프(1652억원), 신한카드(1357억원), 신한투자증권(1079억원) 순으로 당기순이익이 높았다. 신한캐피탈이 313억원 당기순이익을 냈고 신한EZ손해보험은 4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하나금융도 1조 1277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나은행(9929억원) 다음으로는 하나증권(753억), 하나카드(546억원), 하나캐피탈(315억원) 순으로 높은 당기순이익을 냈다. 하나생명 당기순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하면 168.7% 증가한 121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1분기 실적이 뒷걸음쳤다. 우리금융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 감소한 6156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과 미래성장 투자 확대에 따른 판관비 증가로 순익은 감소했지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등 그룹의 수익 창출력은 안정적인 증가세를 이어 갔다”고 설명했다.

신한銀 순익 1조 1281억 전년比 21.5%↑

핵심 계열사인 은행만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 리딩뱅크를 수성했다. 신한은행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 1281억원으로 1년 새 21.5%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이 H지수 ELS 악재를 털고 1조 264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하나은행이 9929억원으로 1분기 기준으로 역대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1년 전보다 19.8% 감소한 6331억원 당기순이익을 냈다. 은행들이 역대급 실적을 쓴 것은 여전히 순이자마진(NIM)을 높이 유지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1.76%, 신한은행 1.55%, 하나은행 1.48% 등으로 순이자마진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기준금리가 떨어졌지만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지면서 은행의 이자마진율이 높아진 것이다.

4대 금융그룹은 고환율에도 적극적인 위험가중자산 관리로 자본비율 방어에는 성공했다. 주주 환원 정책의 바로미터가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KB금융그룹이 13.67%로 4대 금융 중 가장 높았고 신한(13.27%), 하나(13.23%)금융그룹이 13% 초반을 사수했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말 12%를 간신히 넘겼지만 위험가중자산 관리로 1분기 말 기준 12.42%로 자본비율이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내수부진과 경기침체로 차주 상환능력이 나빠지면서 금융그룹 연체율은 일제히 올랐다. 3개월 이상 연체가 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을 살펴보면 KB금융그룹이 지난해 말 0.65%에서 1분기 말 0.76%로 0.11%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같은 기간 3조 391억원에서 3조 5585억원으로 1분기 만에 17조 1000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0.71%에서 0.81%에서 1분기 만에 0.10%포인트 상승했다. 그룹 총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은 3조 483억에서 3조 4623억원으로 4140억원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0.62%에서 0.70%에서 0.08포인트, 신규 고정이하여신은 1분기 중 1008억원 늘었다. 우리금융그룹의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말 2조 2110억원에서 1분기 말 2조 6470억원으로 19.7% 증가했다.

이에 금융그룹은 위험가중자산, 건전성 유지에 방점을 찍고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규제 영향에도 그룹 차원의 RWA 경감을 통해 위험가중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며 “은행 원화대출은 자금공급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동시에 수익성 제고의 관점에서 선별적으로 성장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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