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송성문은 올 시즌 ‘3볼 상황’에서 3타수 3안타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타격에 자신감이 없으면 결코 나올 수 없는 기록이다. 언제든 배트를 낼 수 있으니 송성문을 상대하는 투수들에겐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자신감에서 나온 확실한 결과다.
아마와 프로야구를 막론하고 야구계에선 다음 결과를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볼카운트가 있다. 바로 ‘3B·0S’다.
흔히 3볼이라고 불리는 이 볼카운트에서 타자는 대개 4번째로 들어오는 다음 공을 기다린다. 스트라이크가 없이 볼만 3개가 쌓였다는 것은 상대 투수의 제구력이 흔들린다는 것이고, 이는 곧 볼넷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스윙을 해 발생하는 여러 변수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3볼은 타격감이 매우 좋은 타자에게 큰 ‘기회’일 수도 있다. 투수는 볼넷을 내주지 않기 위해 웬만하면 스트라이크존으로 공을 던질 것이고, 이는 타자가 노리기 좋은 코스로 들어올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올 시즌 유독 잘 살리는 타자가 있다. 바로 지난달 초대형 다년계약(6년 120억 원) 소식을 전한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29)이다.
송성문은 15일까지 올해 135경기에서 타율 0.321, 24홈런, 84타점, 99득점, 장타율 0.538 등의 호성적을 거뒀다. 2025시즌을 소화하는 KBO리그 3루수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타격감을 보이는 타자다.
키움 송성문. 뉴시스
송성문은 이런 기록을 바탕으로 올해 3볼에서도 거침없이 배트를 돌리고 있다. 그는 3볼 상황에서 13볼넷과 3안타를 만들었다. 놀라운 건 3안타를 만든 ‘순도’다. 3볼 상황에서 3번의 타격을 시도해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3볼 상황에서 ‘3타수’ 자체를 기록한 타자는 15일까지 송성문이 유일하다. 이 가운데 3안타까지 만들었으니 이는 올해 그의 자신감과 타격감이 올해 얼마나 높은지를 증명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송성문이 3볼 상황에서 안타를 만든 가장 최근 경기는 15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었다. 그는 팀이 1-2로 뒤진 1사 3루 찬스에서 한화 선발 정우주를 상대했다. 3B 상황에서 몸쪽 높은 직구가 들어오자 망설임 없이 배트를 돌려 우익선상으로 흐르는 1타점 적시 3루타를 만들었다.
송성문을 상대하는 투수들로서는 공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언제든 배트를 낼 수 있는 타자이다 보니 쉽게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장타력까지 보유한 타자. 볼넷 이상의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여러모로 리그에서 까다로운 타자로 거듭나고 있는 송성문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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