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日 최연소 시장의 ‘4개월 출산휴가’…일본이 시끄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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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부 야와타 시 시장 카와타 쇼코 씨. 사진=카와타 시장 인스타그램

일본 교토부 야와타 시 시장 카와타 쇼코 씨. 사진=카와타 시장 인스타그램
일본 최연소 여성 시장이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4개월 출산휴가’를 선언하면서 일본 사회가 찬반 논쟁에 휩싸였다. 선출직 공직자가 임기 중 장기간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것은 일본 헌정 사상 전례가 없는 일로, 저출산 시대의 정치·노동 제도까지 다시 도마에 올랐다.

화제의 주인공은 교토부 야와타 시의 카와타 쇼코(川田翔子·35)시장이다. 1990년생인 카와타 시장은 교토대 경제학부 졸업 후 교토 시청 공무원으로 근무한 뒤 의원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지난 2023년 11월 야와타 시 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만 33세의 나이로 당선되며 일본 최연소 여성 시장이 되었다.

아사히·요미우리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카와타 시장은 오는 9월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으며 출산 전후로 2개월씩 총 4개월 휴가를 사용할 예정이다. 단 법정 출산휴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부시장이 시장 직무를 대신 맡고, 본인은 온라인 회의와 전화·이메일 등을 통해 주요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 “저출산 시대 긍정적 롤모델” vs “시장으로서 무책임”

현재 일본에서는 선출직 공직자가 일반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노동기준법상 출산휴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고위 공직자의 출산휴가 절차를 규정한 법도, 장기간 출산휴가를 사용한 전례도 없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찬반 여론은 크게 엇갈렸다.

찬성 측은 정치인이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저출산 시대 젊은 세대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반면 일부에서는 도시 행정을 책임지는 시장이 수개월간 자리를 비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온라인에는 “아이를 가질 계획이었다면 시장이 되기 전에 출산했어야 한다”, “휴가 기간 급여를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카와타 시장은 “고위 공무원의 출산휴가를 비판하는 것은 결국 임신과 출산 가능성이 있는 20대에서 40대 사이 여성을 고위공직 및 정계에서 배제하자는 의미나 다름없다”며 반박했다. 그는 BBC재팬과의 인터뷰에서 “여성이 일과 가정을 다 챙길 수 있고, 둘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도 선출직 공무원 출산휴가 규정 없어

이 같은 논란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역시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는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아 출산휴가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2018년 당시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45일간 출산휴가를 사용했지만, 별도 제도가 없어 청가서(결석 사유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해야 했다.

이후 신 의원은 국회의원의 출산휴가를 명문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20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고, 현재까지 관련 제도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반면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선출직 공직자를 포함한 가족돌봄휴가 제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 전 총리는 재임 중 출산휴가를 사용하고 파트너가 육아를 전담하는 모습을 공개하며 정치인의 출산과 육아가 자연스러운 사회적 합의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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