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코스피 5000~6000선…멀티플 아닌 이익 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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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증권 보고서

  • 등록 2026-03-30 오전 8:12:48

    수정 2026-03-30 오전 8:12:48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중동 전쟁과 고유가, 인플레이션 우려가 겹치면서 2분기 국내 증시는 지수 전반의 밸류에이션 확장보다는 실적이 탄탄한 업종과 종목 중심의 선별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매크로 환경이 주식 투자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나쁘진 않지만, 금리와 물가, 지정학 변수 탓에 멀티플 확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만큼 결국 시장의 시선은 ‘이익이 나는 곳’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표=iM증권)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2분기 코스피 밴드를 5000~6000선으로 제시했다. 전쟁이 빠르게 종식되는 최선의 경우에는 6500선까지도 열어둘 수 있지만, 기본 시나리오는 박스권 대응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복잡한 매크로 환경을 감안하면 멀티플 확장이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익 성장에 기대어 증시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우선 미국 경기 자체가 당장 무너지는 국면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미국 고용 수요는 여전히 양호하고, 소매판매도 하이싱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 수요 급랭으로 보는 것은 이르다는 판단이다.

다만 문제는 물가 경로다. 보고서는 생산자물가(PPI)가 3개월 연속 예상치를 웃돌고 있고, 전쟁 여파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까지 반등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수요 견인이 아니라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불안이 커지고 있어 연준의 시선도 고용보다 물가로 옮겨가고 있다고 봤다.

특히 유가가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유가가 90달러 이상에서 오래 머물 경우 하반기 연준 동결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고, 글로벌 경기의 고점 통과 시점도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BEI)은 전쟁 이후 최고 수준으로 반등했고, 이는 경기 확장 국면의 건강한 물가 상승이라기보다 에너지발 공급 충격에 가까운 흐름이라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코스피의 저평가만을 근거로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게 iM증권의 시각이다. 역사적으로 한국 수출 단가와 수출 증가세가 고점을 향할 때 코스피 멀티플은 오히려 하락하는 경향이 강했는데, 이는 사이클 산업 비중이 큰 한국 증시의 구조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출과 실적이 좋아지는 구간에서도 할인율 완화와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가 동반되지 않으면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김 연구원은 증시 하락을 단정하진 않았다. 전쟁 이후 코스피의 멀티플은 이미 훼손됐지만, 이익 추정치 하향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이익 사이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를 고려하면 지수 EPS 성장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코스피 상승은 멀티플보다 이익 개선이 더 크게 설명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시장이 본격적인 약세장으로 가기 전까지는 가격이 먼저 흔들리고, 실적 추정치는 그 뒤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분기 전략은 지수 베팅보다 종목 선별에 맞춰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전쟁 이후 시장의 색깔이 2월보다 3월에 더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익 모멘텀이 강하거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섹터와 종목으로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반도체 외에도 실적이 함께 좋아지는 업종이 있는지, 가격 조정 이후에도 이익 추정이 버티는 기업이 무엇인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제도 변화가 증시의 하단을 받칠 수 있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김 연구원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으로 약 62조원, 퇴직연금 기금화로 약 19조 5000억원의 신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추정했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RIA 계좌 등 정책 변화가 외국인 순매도를 일부 상쇄하면서 증시 하방 경직성을 높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 대상 기업 비중이 2024년 결산 기준 24.2%에서 2025년 결산 기준 44.8%로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결국 매크로는 버틸 만하지만 편하지 않고, 전쟁과 유가, 물가 부담 탓에 지수 전체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대신 실적이 유지되거나 상향되는 업종·종목은 여전히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가격이 이익에 선행하기 때문에 바텀업 관점에서 개별 종목 피킹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2분기 증시를 ‘멀티플 장세’가 아닌 ‘이익 장세’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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