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이 동시에 힘을 내면서 실적을 떠받쳤고 구독·웹OS·기업간거래(B2B)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엔비디아와 피지컬 AI(인공지능)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2028년 홈 로봇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LG전자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67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9%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4.3% 늘어난 23조727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1조51억원으로 14.8% 증가했다.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은 최대치를 찍었고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많았다.
실적 개선을 이끈 축은 생활가전과 전장이다.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대표 사업인 생활가전, B2B 성장 축인 전장 사업의 합산 분기 매출은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1분기 B2B 매출은 이전 분기보다 19%,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한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사 매출에서 B2B가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확대됐다.
생활가전을 맡은 HS사업본부는 매출 6조9431억원, 영업이익 56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를 통틀어 최대치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 관세 영향이 있었지만 영업이익률은 8.2%로 견조했다. 프리미엄과 볼륨존을 동시에 공략하고 온라인·가전 구독 비중을 확대한 전략이 통했다는 설명이다. 구독 사업의 1분기 매출도 전 분기보다 8%,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어난 6400억원으로 나타났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매출 5조1694억원, 영업이익 3718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데다 직전 분기와 비교할 경우 흑자 전환했다.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 웹OS 플랫폼 사업 성장, 마케팅 비용 효율화, 고정비 축소 등이 맞물린 결과다.
전장 사업을 맡은 VS사업본부는 매출 3조644억원, 영업이익 2116억원으로 모든 분기를 통틀어 최대치를 경신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솔루션의 프리미엄화와 적용 모델 확대 흐름 속에 유럽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본부 출범 후 처음으로 6%를 웃돌았다.
공조 사업을 맡은 ES사업본부는 매출 2조8223억원, 영업이익 2485억원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핵심 사업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증가 영향을 받아 매출·영업이익 모두 1년 전보다 줄었다. LG전자는 지역별 맞춤형 제품 판매와 설치·운영·유지보수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액체냉각 등 차세대 기술을 더한 통합 솔루션으로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사업 기회도 확보할 방침이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는 로봇과 피지컬 AI를 전면에 내세웠다.
LG전자는 이날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류재철 LG전자 최고경영자(CEO)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마케팅 수석이사가 전날 회동해 로봇,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LG전자는 자사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과 축적된 데이터 자산, 엔비디아의 AI 기술 리더십을 결합해 공동 레퍼런스 구축과 선행 연구개발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홈 로봇 사업도 구체화되고 있다. 김창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클로이드'로 명명된 휴머노이드 사업은 올해 POC(실증) 작업에 투입할 로봇 생산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등 글로벌 선두 테크 기업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실증 작업을 올 상반기 시작해 산업용에서 홈 영역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G전자는 산업용 로봇 기술·공정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산업용 휴머노이드 가능성을 탐색하고 가전 사업의 도메인 경쟁력을 활용해 2028년 홈 로봇 상용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는 상반기 중 초도 물량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감속기 기술 개발도 주요 기업·산학 연구와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올 2분기 사업 환경이 녹록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LG전자는 지정학적 갈등 장기화에 따른 유가 변동, 원자재 가격 인상, 공급망 차질로 인한 글로벌 수요 변동 리스크가 사업 운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는 지역별 맞춤 전략과 선행 재고 확보, 저원가 국가 제조 생태계 활용으로 생산 안정성뿐 아니라 원가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해상 물류비 부담도 변수다. 유종인 LG전자 HS본부 경영관리담당은 전체 해상 물동량 중 중동향 비중은 5% 안팎으로 크지 않지만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선사로부터 전쟁 할증료를 요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향 물동량은 기존부터 희망봉 루트를 사용해 직접적인 차질은 없으나 운송 기간과 체화료 증가, 글로벌 선사의 선복 운영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LG전자는 전쟁·유류 할증료 등으로 전체 해상 물류비가 당초 예상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협상과 물동 운영 최적화로 관리 가능한 범위 안에서 통제할 계획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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