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만에 TV로 방영된 조용필 콘서트 “무대에서 죽는 것, 그게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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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KBS2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무대에서 죽는 것. 그게 사실 로망이죠. 노래하다 죽는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제 꿈이죠.”

추석 당일인 6일 한가위 특집으로 방송된 ‘가왕’ 조용필(75)의 콘서트 실황 방송이 연휴 내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20분 KBS2TV에서 방영된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에서 70대 중반에 이른 거장의 여전히 탄탄한 라이브 실력과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과 위로를 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방송은 조용필이 지난달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한 콘서트를 녹화해 특집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관객 1만8000여 명이 모인 콘서트에서 그는 30년 넘게 호흡을 맞춰온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와 함께 2시간 반 동안 ‘고추잠자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바운스’ 등 무려 28곡을 선보였다. 조용필의 열창도 뜨거웠지만, 1993년부터 밴드에 합류해 호흡을 맞춰온 기타리스트 최희선(64)과 베이시스 이태윤(61)의 농익은 연주도 눈길을 끌었다.

ⓒ뉴시스
조용필은 방송에서 이번 콘서트에 대해 “지금이 아니면 여러분들을 뵐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았다”며 “제 목소리가 앞으로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 그 전에 빨리 해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이어 70대에도 변함 없는 가창력의 비결로는 ‘꾸준한 연습’을 꼽았다.

“목소리는 노래를 하지 않으면 늙기 때문에 목소리를 단단하게 만들어 놓아야 해요. 그것은(그 방법은) 연습이죠. 연습을 무대 올라가기 전에 정말 ‘빡시게’ 합니다. 음악밖에 아는 게 없어요, 제 일생에.”

조용필은 추석에 맞춰 콘서트가 방송된다고 하자 “가족들이 같이 노래하고 춤도 추는 것이 저로서는 크나큰 보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바람대로 이날 방송은 전국 평균 시청률이 15.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당일 방송 중 1위를 차지했다.

KBS2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KBS2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
조용필의 콘서트가 TV로 방영된 건 1997년 ‘빅쇼’ 이후 28년 만. 선배의 뜨거운 무대에 후배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가수 이승철은 “조용필의 노래는 하나의 장르”라고 했으며, 신승훈은 “나도 저렇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지표”라고 했다. 박찬욱 감독은 “나의 영웅”이라고 불렀으며, 아이유는 “전 세대가 사랑하는 유일무이한 가수”라고 존경을 표했다.조용필은 이날 콘서트에 대해 “제가 지금까지 오래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 노래할 것이고, 하다가 안 되면 2, 3년 쉬었다가 나오고 그러다 또 안 되면 또 4, 5년 쉬었다가 나오겠다”며 “공연 ‘이 순간을 영원히’라는 제목처럼 여러분과 이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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