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안하면 목소리 늙어” 단단했던 75세 가왕

6 hours ago 2

조용필 2시간반 콘서트 28곡 불러
“정말 빡시게 연습, 음악밖에 몰라
계속 노래하다 무대서 죽는게 꿈”
28년만의 TV방영 연휴 내내 화제

6일 한가위 특집으로 방영된 조용필의 콘서트 실황 방송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의 한 장면. 이날 조용필은 1997년 발표했던 ‘바람의 노래’를 비롯해 28곡을 열창했다. KBS 제공

6일 한가위 특집으로 방영된 조용필의 콘서트 실황 방송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의 한 장면. 이날 조용필은 1997년 발표했던 ‘바람의 노래’를 비롯해 28곡을 열창했다. KBS 제공
“무대에서 죽는 것. 그게 로망이죠. 노래하다 죽는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제 꿈이죠.”

추석 당일인 6일 한가위 특집으로 방송된 ‘가왕’ 조용필(75)의 콘서트 실황이 연휴 내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오후 KBS 2TV에서 방영된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에서 선보인 70대 중반에 이른 거장의 탄탄한 라이브 실력에 “역시 조용필” “추석 최고의 선물”이란 시청자 호평이 쏟아졌다.

이날 방송은 조용필이 지난달 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개최한 콘서트를 녹화해 특집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다. 관객 1만8000여 명이 모인 콘서트에서 그는 30년 넘게 호흡을 맞춰 온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와 함께 2시간 반 동안 ‘고추잠자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바운스’ 등 28곡을 선보였다. 조용필의 열창도 뜨거웠지만, 1993년부터 호흡을 맞춰 온 기타리스트 최희선(64)과 베이시스트 이태윤(61)의 농익은 연주도 눈길을 끌었다.

8일 방송된 다큐멘터리 ‘조용필, 이 순간을 영원히-그날의 기록’에 따르면 조용필은 공연을 앞두고 귀울림과 구강건조증으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연습 때조차 한 번도 자리에 앉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 이태윤도 “연습을 실전처럼 하는 가수는 조용필 외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조용필은 이번 콘서트에 대해 “지금이 아니면 여러분들을 뵐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았다”며 “목소리가 안 좋아질 수 있으니 그전에 빨리 해야겠다 싶었다”고 했다. 이어 지금도 변함없는 가창력의 비결로는 ‘꾸준한 연습’을 꼽았다.

“목소리는 노래하지 않으면 늙기 때문에 단단하게 만들어 놓아야 해요. (그 방법은) 연습이죠.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정말 ‘빡시게’ 합니다. 음악밖에 아는 게 없어요, 제 일생에.”

조용필은 추석날 콘서트 방영에 대해 “가족들이 같이 노래하고 춤도 추는 건 저에게 크나큰 보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바람대로 이날 방송은 전국 평균 시청률 15.7%(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당일 방송 중 1위를 차지했다. 가왕의 콘서트가 TV로 방영된 건 1997년 ‘빅쇼’ 이후 28년 만. 선배의 뜨거운 무대에 후배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가수 이승철은 “조용필은 하나의 장르”라 했으며, 신승훈은 “나도 할 수 있단 자신감을 주는 지표”라고 했다. 박찬욱 감독은 “나의 영웅”이라 불렀으며, 아이유는 “전 세대가 사랑하는 유일무이한 가수”라고 존경을 표했다.

조용필은 이날 콘서트에 대해 “지금까지 오래 노래할 수 있었던 건 여러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노래할 것이고, 하다가 안 되면 2, 3년 쉬었다가 나오고 안 되면 또 4, 5년 쉬었다가 나오겠다”며 “‘이 순간을 영원히’라는 제목처럼 이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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