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가 23조원이 넘는 호실적에도 인공지능(AI) 사업 강화를 위해 대규모 감원에 나선다.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시스코는 AI 분야 투자 확대를 위해 이번 분기 약 4000명의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다. 전체 직원의 약 5% 수준이다.
시스코의 지난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58억4000만달러(약 23조6159억원)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5% 넘게 늘었다.
그럼에도 시스코가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AI 중심으로 사업 체질을 바꾸기 위해서다.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비용 절감보다는 인력 재배치에 관한 것”이라며 실리콘·광학·보안 등 AI 인프라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수익이 나더라도 미래 기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정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조 상황과 비교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연봉 50%로 제한된 성과급 상한 폐지를 요구하며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상한 제한 없는 특별포상 방식으로도 충분히 보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미래 투자 확대를 위해 비용 효율화에 나서는 상황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관련 리얼미터 여론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9.3%가 이번 총파업에 대해 “무리한 요구 및 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로 부적절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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