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 반도체 ETF 전성시대
삼성 5배-SK하이닉스 9배 급등
초보 투자자 “고점 아니냐” 불안… 분산투자 가능한 ETF로 눈 돌려
TIGER 반도체 TOP10 순자산 1위
美 반도체지수 추종상품도 출시… 레버리지 투자, 변동성 커 주의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는 1년 동안 5배로 뛰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기술을 이끄는 SK하이닉스 주가는 같은 기간 무려 9배가 됐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해지며 상대적으로 기술력과 양산 능력이 떨어지는 마이크론 주가는 600% 이상 올랐고 낸드플래시만 생산하는 샌디스크는 3700%가량 폭등했다.
반도체 투자수단으로 관심 커진 ETF
이처럼 유례를 찾기 힘든 ‘반도체 슈퍼 사이클(초호황)’이 계속되면서 반도체에 투자할 방법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개별 종목 투자는 기업의 실적이나 수주 현황, 반도체 공정별 기술 격차 등을 직접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초보 투자자에겐 쉽지 않은 편이다. 또 국내외 증시의 반도체 기업들이 워낙 가파르게 오른 탓에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들은 ‘고점에 매수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들 수 있다.그 때문에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반도체 섹터 전반에 투자할 수 있는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ETF는 이름 그대로 펀드다. 하지만 증시에 상장돼 있어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팔 수 있어 편리하고 운용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강점이 있다. 여러 종목을 한 번에 담는 구조여서 개별 종목 리스크를 줄이면서 섹터 성장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ETF를 구분하면 투자 범위와 전략에 따라 크게 국내형과 글로벌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우선 앞서 언급한 ‘TIGER 반도체 TOP10’과 ‘KODEX 반도체’가 있다. 두 상품은 순자산 기준 국내 상장 반도체 ETF 순위 1, 2위다. 순자산이 큰 경우 유동성도 따라서 좋은 경향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는 공통점도 있다. 다만 나머지 비중을 소수의 유망한 기업에 집중하느냐, 다양한 기업을 포함해 분산하느냐의 차이다.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 공급 부족의 수혜를 크게 입은 삼성전기를 일정 부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고 싶다면 ‘HANARO Fn K-반도체’도 하나의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해당 ETF는 삼성전기를 반도체 밸류체인으로 분류하는 에프앤가이드의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만약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반에 투자하고 싶다면 선택지가 달라진다. ‘TIGER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나스닥’은 미국의 대표 반도체 업종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엔비디아·TSMC·브로드컴·ASML 등 글로벌 대표 반도체 기업을 고루 투자할 수 있다. ‘ACE 글로벌 반도체 TOP4 PLUS’는 이 중에서도 팹리스(엔비디아), 파운드리(TSMC), 메모리(SK하이닉스), 장비(ASML)라는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 네 축을 대표하는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구조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직접 설계해 상장시킨 ETF기도 하다. ‘PLUS 글로벌 HBM 반도체’는 첨단 메모리인 HBM을 비롯해 메모리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샌디스크 등 글로벌 메모리 기업만을 모아 담는다.
레버리지 ETF 투자에서 주의해야 할 점반도체 투자 열풍에 맞춰 27일 처음으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상장됐다. 단일 종목 이전에도 ‘KODEX 반도체레버리지’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 등 레버리지 ETF는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반도체주가 급등하는 강세장에선 큰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레버리지 ETF에 투자할 때는 변동성이 큰 위험상품에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코스피200 레버리지 ETF 같은 경우 200개 종목의 평균적인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는 반면 반도체 레버리지는 반도체 산업에 집중되고, 단일 종목 레버리지는 단 1개 종목의 이슈만을 반영한다. 수주 소식이나 실적 발표 같은 개별 이벤트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인 만큼 변동성이 극단으로 커질 수 있다.
또 레버리지 ETF는 ‘일일 변동 폭의 2배’를 추종하는 방식이다. 매일 리밸런싱(재조정)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거래 비용과 운용보수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주가가 연일 오르는 강세장에서는 수익이 2배 속도로 늘어나지만 10% 하락한 이튿날 10% 상승하면 원래 가격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변동성 끌림(volatility drag)’ 현상도 발생한다. 또 하락장에서는 그만큼 손실이 커질 수 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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