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머니쇼’ 세대별 맞춤형 재테크 비법
청년, 가계부 쓰며 지출관리
ISA·연금저축펀드·IRP 가입
바쁜 3040, TDF로 돈굴리기
생애주기 맞춘 자금운용 적합
60대 이후엔 ‘자산 지키기’
확정금리 연금보험으로 절세
“2030세대는 절약을 습관으로 하면서 종잣돈을 마련하고, 4050세대는 본업 이외에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에 장기 투자하고, 60대 이후엔 고위험 상품은 끊고 확정금리나 월 배당 상품으로 고령화 시대를 대비하세요.” 오는 5월 8~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머니쇼에 나서는 생애설계·은퇴관리 분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머니쇼에서 세대별 맞춤형 재테크 비법을 전수해줄 연사로는 김경필 머니트레이닝랩 대표, 김성희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 서상원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부장, 곽지현(자취린이) 작가 등이 나선다. 이들을 릴레이 인터뷰해보니 김 대표와 곽 작가는 ‘짠테크’ 국내 최고수들이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2030세대에게 일단 소비부터 통제하고 본업에 충실할 것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22년 이후 미국 주식이 급등하면서 재테크 분야에서 수익률이 지나치게 강조됐다”며 “이는 재테크의 본질을 흐리는 사건이었고 최근 미국 시장 급락으로 서학개미들이 단기간에 큰 손실을 보고 절망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자산 형성에 있어서 소득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이 시간, 마지막이 수익률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2022년 이후 올해 4월까지 미국 S&P500지수(우량주 500곳 분산 투자)에 투자한 것과 같은 기간 매달 적금을 부은 것의 총수익 차이는 500만원(매달 153만원씩 투자)에 그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500만원의 차이가 작은 것은 아니나 매일매일 마음고생하면서 리스크를 짊어진 것을 감안하면 크지 않다”며 “차라리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마음 편하게 은행 적금에 가입하는 것이 종합적으로 낫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돈 쓸 일이 많아지는 3040세대는 더더욱 절약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주택 관련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내 집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30세대가 주택청약저축에 가입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주거 양극화나 환금성을 감안해 내 집 마련 대상은 아파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책은 돈에 관한 동기부여 이야기’라는 저서로 유명한 곽 작가는 “2030세대는 ‘시간’이라는 자산이 가장 큰 강점이며 이 시기에는 금액보다 습관이 중요하다”면서 “지출을 보는 눈을 길러야 하기 때문에 가계부부터 작성하자”고 전했다. 재테크에 있어서도 처음부터 큰 규모의 투자보다는 1000원 단위로도 가능한 ‘소수점 투자’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저 역시 투자를 적극적으로 하기 전 2년간 ‘미니스탁’ ‘토스’ 등으로 투자 감각을 키웠다”며 “본격적인 소득이 발생하는 사회초년생이라면 비과세 혜택과 복리의 힘을 누릴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개설하며 ‘워밍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ISA와 연금저축펀드,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연금 삼총사’는 공통적인 3040세대의 재테크 수단으로 언급됐다. 곽 작가는 “투자 위험은 낮추고 세제 혜택은 극대화할 수 있는 이들 금융 상품 가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성희 위원은 연금 삼총사 중 연금저축펀드부터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김 위원은 “2030세대는 결혼이라든지 주택 마련에 있어서 구체적인 자산 형성 계획이 나올 수 없는 시기”라며 “일단은 시간이 많기 때문에 위험자산을 100% 넣을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부터 가입하고, 여윳돈이 있으면 IRP에 추가 납입하면 된다”고 전했다.
그는 3040세대에게 타깃데이트펀드(TDF)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TDF는 은퇴 시점을 기준으로 생애주기에 맞춰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김 위원은 “연금저축펀드 등 절세 계좌로 TDF를 매수하면 은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이 늘면서 안정성이 높아지니 바쁜 3040세대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60대 이후엔 확정금리 연금보험이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위원은 “연 3%대 중반에 10년 유지 연금보험 상품은 비과세라는 장점이 있다”며 “중장년층에겐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정성이 높고 세금을 줄여주는 금융상품이 필수”라고 전했다.
서상원 부부장은 오랜 기간 고객들과 만나면서 투자 성공 3대 원칙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그의 3대 원칙은 ‘회피하기’ ‘선택하기’ ‘자산 배분’이다. 첫 번째 원칙에 대해 그는 “리스크를 회피하고 예금과 채권을 중심으로 안전하게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어떤 상황에도 통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요즘과 같은 변동성 장세에선 ‘선택하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절하게 자산을 고르고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 때 자산별 매수·매도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원칙에 대해 그는 “분산 투자와 자산 배분은 시장을 예측하지 않고 대응하는 전략”이라며 “단기간의 높은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기가 아니라면, 내일이 아닌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이 투자의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2030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로, 신용 관리와 종잣돈 마련을 강조했다. 서 부부장은 “카드 소비와 신용대출로 무분별한 지출을 하면 신용점수가 내려가 나중에 충분한 대출도 받을 수 없다”며 “본인 수입을 고려해 적정한 저축과 투자금액, 적립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기에 청년도약계좌와 주택청약저축엔 무조건 가입하라고 전한다. 이 같은 필수 금융상품을 만기까지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재테크의 시작이라는 것. 4050세대의 경우 ‘시장금리+α’에 맞는 금융상품 활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연금 삼총사는 기본이고, 채권형(혼합형)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안정성을 높일 시기라는 것이다.
그는 “60대 이후에도 자녀 결혼이나 유학 등 목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 지금까지 준비한 금융자산이 부족하지 않은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사전 증여나 상속 절세 방안으로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비중은 5대5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이 부족할 경우 월 배당 형태의 주식이나 ETF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