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2+2 통상협의] 관세폐지 ‘7월 패키지 딜’ 첫발
美, 빅테크 진출 장벽 등 지적해와… 韓, 美가 필요로 하는 조선협력 제안
美요구한 다른 ‘청구서’ 공개 안돼… 對中 규제 동참 등 요구 가능성도
그리어 美 USTR 대표 내달 방한
24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열린 합동 브리핑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조선 산업 협력’”이라며 “(조선 협력이) 양국 간 가장 중요하게 앞으로 협력해 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 조선 협력으로 협의 물꼬
해군력 증강이 필요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한국에 조선 분야에서의 기술·인적 협력을 요구해왔다. 이달 30일 존 펠런 미국 해군성 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국내 유력 조선업체를 둘러보고,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도 두루 만날 예정이라 한미 조선 협력 협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측은 한국의 비관세 장벽으로 디지털 분야 규제를 지적하며 협의 테이블에 올렸다. 그간 미국은 온라인 플랫폼 법안, 한국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 개인정보보호법 강화 등을 한국의 핵심 디지털 장벽으로 꼽으며 미국 빅테크 기업 진출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안 장관은 “협의하면서 (미국이) 디지털 산업 등의 비관세 문제들을 제기했고, 작업반을 구성해 미 무역대표부(USTR)와 당장 다음 주부터 실무협의를 개시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국에 요구한 다른 ‘청구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다. 우리 정부는 방위비 증액, 미국산 농산품 시장 추가 개방, 소고기 월령 제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 “한미 FTA 개정 논의 없어”
최 부총리는 ‘미국에서 중국 관련 언급이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중국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안 장관은 “특정 국가에 대해 수출 통제나 기술 통제, 경제 안보조치를 하고 있지는 않아서 향후 어떻게 논의할지 협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이 한국에 대중 규제 동참을 요구할 가능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다음 주 한미 실무 협의를 시작한 뒤 5월15∼16일 제이미슨 그리어 미 USTR 대표가 방한하면 고위급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7월 8일 이전까지 관세 철폐를 포함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정부가 이번 한미 통상 교류를 “협상(negotiation)이 아닌 협의(consultation)”라고 강조한 것은 7월 패키지 타결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협의는 구체적 타결보다 상호 의견을 확인하는 자리라는 뜻이다. 이날 안 장관도 ‘7월 패키지가 협상과 협의 중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법률 개정이 팔요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이 (의제에) 안 들어가 있으니 협의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재협상은 상당히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오히려 이런 것들은 (미국 측이) 아마 최대한 다루지 않으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전했다.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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