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 공공택지 벌떼입찰' 대방건설 회장 父子 1심 무죄 [CEO와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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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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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공공택지를 가족이 경영하는 계열사에 팔아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방건설 회장 부자(父子)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윤영수 판사는 27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구교운 대방건설 회장과 장남 구찬우 대표이사, 대방건설 법인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공시대상 기업집단 아닌 시점 전매

구 회장 부자는 2014년 11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약 5년간 구 회장의 사위가 운영하는 계열사 대방산업개발 등에 2069억원 상당의 공공택지 6곳을 전매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택지는 서울·수도권 신도시 및 혁신도시에 위치한 개발 호재 지역의 이른바 '알짜땅'이었다. 대방산업개발은 이 택지를 개발해 매출 1조6000억원, 영업이익 2501억원을 올렸고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14년 228위에서 지난해 77위로 151계단 뛰어올랐다. 검찰은 구 회장과 구 대표에 각각 징역 3년을, 법인에 벌금 2억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대방건설의 전매 행위가 공정거래법상 규율 대상에서 벗어난다고 봤다.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에 대한 사업 기회 제공 규제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에 한정해 적용되는데, 전매 당시 대방건설은 공시 기업으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자산이 아닌 사업기회 제공은 구 공정거래법 규율 대상에서 벗어난다"고도 했다.

벌떼 입찰은 공공택지 추첨에서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한 기업집단 내 다수의 계열사와 협력사를 입찰에 참가시키는 방식이다. 정부는 2023년 9월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공동주택용지 전매제한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되, 벌떼 입찰 차단을 위해 계열사 간 전매는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을 통해 명시적으로 금지했다. 이번 사건의 전매 행위는 이 시행령 개정 이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당시에는 공시대상이 아닌 기업집단에 대해선 명시적 금지 규정이 없었다.

공급가 전매...부당지원 아냐

재판부는 대방건설이 계열사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도 판시했다. 재판부는 "대방건설이 공공택지를 공급 가격 그대로 또는 근소하게 적은 금액에 전매한 것도 유리한 조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부당지원 행위에 있어 지원 효과는 당시 기준으로 판단함이 원칙"이라며 "전매 받은 후 주택개발사업을 수행해 이익을 얻더라도 이는 사후적 이익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호반건설 공공택지 전매 사건과 궤를 같이한다. 공정위가 건설사의 부당지원행위를 제재하면 법원이 이를 뒤집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공정위는 2023년 6월 호반건설이 동일인 2세 소유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고 판단해 6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부당지원으로 보지 않았다. 공급가 전매만으로는 부당지원으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대방건설에 대해서도 공정위가 지난해 2월 부당지원 제재 과징금 처분을 내렸으나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가 "공급가로 이뤄진 전매를 '과다한 경제상 이익' 제공으로 보기 어렵다"며 대방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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