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100억 돈벼락'…평범한 회사원 '억만장자' 만든 회사 [도쿄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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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1인당 '100억 돈벼락'…SK하이닉스 안부럽네 [도쿄나우]

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 직원 약 600명이 1인당 100억원의 돈벼락을 맞았다. 한때 도산 위기에 빠졌던 도시바 반도체 사업의 직원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붐을 타고 기업 가치 상승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된 것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키옥시아 직원 600명이 1인당 10억 엔(약 1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키옥시아의 전신은 도시바메모리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 사업 부진과 회계 부정 문제로 2016~2017년 누적 1조 엔을 넘는 손실을 기록했고, 핵심 사업이었던 반도체 부문 매각을 결정했다. 2018년 미국 베인캐피털이 주도한 미·일·한 컨소시엄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하면서 현재의 키옥시아가 출발했다.

당시 일본 대표 기업인 도시바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펀드 산하 기업’이라는 낯선 환경에 놓였다. 하지만 이 변화는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자본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

베인은 인수 이후 임원뿐 아니라 부장·과장급 직원들에게도 스톡옵션을 대규모로 부여했다. 공개 자료 등을 종합하면 대상자는 약 600명으로, 대부분 일반 직원이었다. 당시 행사 가격은 1667~2600엔 수준이었다. 이후 AI용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키옥시아 주가는 폭등했다. 2024년 12월 도쿄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공모가는 1455엔이었지만, 최근 주가는 10만 엔을 넘어섰다.

당초 부여된 약 700만 주를 연중 최고가인 11만2700엔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7900억 엔 규모다. 평가이익만 약 7780억 엔에 달한다. 아직 현금화하지 않은 평가 가치이지만, 직원 600명은 1인당 10억 엔이 넘는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일본에서 평범한 회사원이 스톡옵션을 통해 ‘억만장자’가 된 것은 전례가 없다. 베인의 전략은 당시에도 파격적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과정에서는 경영진 중심으로 스톡옵션을 제공하지만, 베인은 현장을 책임지는 부장·과장급 인력까지 포함했다.

미국 본사에서는 직원 대상 스톡옵션 확대에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일본 투자팀은 일본 기업 문화에서 현장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업 가치 상승의 보상을 직원과 공유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닛케이는 AI 시대 자본주의의 새로운 모습이라며 한국 사례도 소개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올해 성과급과 특별 보너스를 통해 1인당 6억원을 넘는 보상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직원 1인당 평균 지급액이 6억원을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규모가 더욱 크다. 2002년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스페이스X는 상장 과정에서 과거 주식 보상을 받은 직원 약 4400명이 백만장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AI 혁명이 단순히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 성장의 과실을 누가 가져가는지에 대한 기존 질서까지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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