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간 美연준 이끈 그린스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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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100세… 대통령 4명 거치며 재임
“연준 위상-영향력 끌어올렸지만
거품 키워 금융위기 불러” 평가도

2010년 4월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워싱턴=AP 뉴시스

2010년 4월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열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워싱턴=AP 뉴시스
1987년 8월∼2006년 1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끈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22일(현지 시간) 파킨슨병 합병증으로 별세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향년 100세.

그는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등 네 명의 대통령하에서 연준 및 연준 의장의 위상과 영향력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자산 시장의 거품을 키워 위기를 야기했다는 양면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아내이자 NBC방송 기자인 앤드리아 미첼은 성명에서 “그는 수십 년 동안 미국 경제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지만 항상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게 인정했다”며 남편을 애도했다.

1926년 뉴욕의 유대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소문난 음악 애호가로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이후 뉴욕대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도 받았다. 모교 뉴욕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쳤고 경제 컨설팅 회사도 21년간 운영했다.

연준 의장 취임 직후인 1987년 10월의 주가 대폭락, 이른바 ‘블랙 먼데이(검은 월요일)’는 물론이고 2000년대 전후 ‘닷컴 버블’ 붕괴 때 신속한 유동성 공급으로 시장의 충격을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그의 반(反)규제 성향과 통화 완화 정책이 자산 시장 전반의 거품을 부추겨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은 그린스펀이 “저금리로 지나친 신용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장 재직 시절 연준의 정책 방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기 위해 특유의 모호한 화법을 구사했다. 1996년 12월 증시 급등 당시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란 표현으로 경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저서로 ‘격동의 시대’,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 등이 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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