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말 결정 앞두고
수급조절 연구용역 발주
9만1900원 vs 9만900원
레미콘 가격 협상도 난항
정부가 레미콘 믹서트럭 증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현황 조사에 돌입했다. 레미콘 업계는 지난 16년 간 믹서트럭 대수가 동결된 반면, 운송단가는 꾸준히 오른 만큼 올해는 꼭 증차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10일 조달청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건설기계 수급조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국토부는 올 연말에 건설기계수급조절위원회를 열고 2026~2027년 간 레미콘 믹서트럭 등 건설기계 27종의 증차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선정된 연구용역 업체는 270일 이내에 레미콘 믹서트럭 등 건설기계의 등록, 운용실태, 임대단가, 계약관계, 제작대수 등 현황조사를 하고 국토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정부는 건설기계의 공급 과잉을 막아 차주들의 생계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9년부터 2년 단위로 건설기계 수급조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레미콘 믹서트럭은 제도가 시행된 이래 단 한 차례도 증차가 되지 않았다. 2년 전에도 국토부는 “건설경기 전망 부진에 따라 올해까지 레미콘 공급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레미콘 대수를 동결한 바 있다. 반면 같은 시기 덤프트럭은 3%, 콘크리트펌프차는 5% 증차가 허용됐다.
레미콘 제조업체들은 증차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는 정부가 지난 16년 간 레미콘 믹서트럭 신규 등록을 제한하면서 운송노조의 협상력이 지나치게 커졌다고 보고 있다. 한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건설기계 수급조절 제도를 등에 업고 운송사업자 단체가 독점적·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레미콘 인상보다 큰 폭으로 레미콘 운송단가 인상을 주도해 왔다”며 “운송비 인상을 위해 관행처럼 인상 요구 후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도권 레미콘 가격 협상도 접점을 찾지 못해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레미콘 가격은 전국 가격 기준이 되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수도권 레미콘 실무자 모임인 영우회는 최근 레미콘 가격을 두고 10차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렬됐다.
영우회는 1㎥당 9만1900원을 제안했다. 이는 현재 수도권 레미콘 단가(9만3700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건자회는 더 낮은 수준인 9만900원을 주장했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가격 부담과 인건비·운반비 인상분을 감안해 인하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건설 업계는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유연탄 가격 등이 하락한 점을 들어 레미콘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레미콘 가격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올해처럼 10차까지 협상이 진행된 적은 흔치 않다”며 “그간 건설경기가 이 정도로 나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선에서 접점을 찾았는데, 요즘 건설경기나 워낙 좋지 않다보니 양쪽 모두 어렵다는 얘기만 반복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