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분의 1' 서울 … 아이들 자기 집 찾으며 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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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600분의 1' 서울 … 아이들 자기 집 찾으며 놀죠

미래서울모형 제작 실무총괄
김종규 서울시 도시계획팀장

서울 전역을 1대1600으로 줄인 '미래서울모형' 앞에 서 있는 김종규 팀장. 서울시

서울 전역을 1대1600으로 줄인 '미래서울모형' 앞에 서 있는 김종규 팀장. 서울시

"아이들이 '우리 아파트 저기 있다'며 단번에 찾아내요. 실제 모습과 굉장히 닮았거든요."

지난 2월 서울시청 지하 옛 시민청 자리에 문을 연 '내친구서울관'이 개관 5개월 만에 관람객 17만명을 넘겼다.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서울 전역을 1대1600으로 줄인 '미래서울모형'이다. 가로·세로 25m짜리 거대한 판 위에 서울의 건축물 57만7221개가 손가락 마디만 한 아크릴 건물로 올라가 있다. 산과 한강, 도로망까지 실제 지형을 최대한 살렸다. 제작에는 꼬박 2년이 걸렸다. 이 작업의 실무를 도맡은 주인공은 김종규 서울시 도시계획상임기획지원팀장이다.

출발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해외 도시 방문이었다. 김 팀장은 "해외 선진국 도시들과 달리 서울은 도시 전체를 한눈에 보여주고 설명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결정적 계기는 일본 대표 디벨로퍼 모리빌딩이 도쿄를 1000분의 1로 축소해 만든 도시 모형이었다. 김 팀장은 "직접 가보니 시장님이 왜 언급하셨는지 이해가 됐다"며 "단순히 따라잡기보다 서울만의 차별화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잡은 키워드는 '미래'였다. 그는 "서울의 현재뿐 아니라 앞으로 바뀔 모습까지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창적인 도시 모형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가장 큰 차별점은 모형 아래 깔린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다. 모형 아래 전체가 하나의 스크린처럼 작동한다. 예컨대 '잠실주공 5단지' 같은 정비사업지나 서울 명소를 검색하면 해당 위치가 형형색색의 빛으로 표시된다. 서울 전체가 몽환적인 입체 지도로 살아나는 셈이다. 제작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김 팀장은 "LED 발열 때문에 바닥이 조금이라도 들뜨거나 화산처럼 솟아오르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LED 실험은 2~3주 동안 밤새 이어졌다. 그는 "LED 열이 모형을 변형시키지 않는지, 빛이 제대로 투과되는지 마음을 졸이며 확인했다"고 했다.

자세히 보면 건물 색도 다르다. 흰색은 현재 건물이고, 반투명 건물은 앞으로 바뀔 모습을 뜻한다. 남산곤돌라, 노들예술섬, 제2세종문화회관 등 12개 개발사업 모형은 공중에 매달아 표현했다. 건물들은 3D 프린터로 기본 형태를 뽑은 뒤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보정했다.

축척을 정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전시 공간 내부 기둥들이 모형 배치를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서울 전체를 담으면서도 동네별 식별이 가능한 1600분의 1 축척을 택했다. 미래서울모형은 168개 모듈을 이어 붙여 만들었다. 도시계획이 바뀌면 해당 모듈을 빼내 교체할 수 있다. 김 팀장은 "서울이 바뀌면 이 모형도 함께 바뀐다"며 "시민들이 서울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함께 이야기하는 살아 있는 도시 플랫폼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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