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80대 치매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르고 “연인 사이”라고 거짓 주장을 하며 혐의를 부인해오던 이장이 결국 징역형에 처해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박광서 고법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준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70대)에 대한 검찰과 피고인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대한 3년간 취업 제한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도 그대로 유지했다.
경남 고성군의 한 마을 이장으로 알려진 A씨는 지난해 5월 같은 마을에 거주하는 80대 여성 B씨의 집에 들어가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인 B씨는 2019년 치매 진단을 받아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범행 장면은 가족이 집 안에 설치해 둔 홈캠에 그대로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B씨와 연인 관계였으며 동의를 받아 집에 들어간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다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고, A씨가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뒷문으로 출입한 점, 수년간 서로 왕래가 없었던 점 등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주거침입준유사강간 혐의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고, 대신 주거침입준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범행 장소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고령이고 초범인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A씨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고, 검찰은 원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준유사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거나 최소한 미수 혐의는 인정돼야 한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심이 고려한 양형 요소에 특별한 변화가 없고, 피고인과 검찰이 주장한 사정 역시 대부분 이미 원심에서 충분히 검토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항소 기각 사유를 밝혔다.
한편 선고 직후 경남지역 여성단체들은 창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형이 유지된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법원이 준강제추행 혐의만 인정한 판단에는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노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근절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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