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서울행 고속버스에 올라탄 초등학생과 이 아이를 챙긴 고속버스기사의 사연이 훈훈함을 안겼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아저씨 아들도 13살이란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A 씨는 고속버스 기사로 최근 대구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는 버스를 운행하며 겪은 일화를 전했다.
A 씨에 따르면 버스 출발 전 승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던 A 씨에게 한 중년 여성이 다가와 “저희 아이가 13살인데 혼자서 서울에 가야 한다. 누나가 서울역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B 군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흔쾌히 응했고, 버스는 출발해 선산휴게소에 도착했다. 하지만 B 군은 버스에서 내릴 생각을 하지 않았고, A 씨는 B 군에게 다가가 “아저씨가 저녁 사주겠다”고 말을 건넸다.B 군은 처음에는 “괜찮다”며 거절했으나, A 씨는 “아저씨 아들도 13살이다. 이번에 6학년 올라간다. 아들 같아서 그런다”며 버스 기사들만 이용하는 식당에서 B 군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A 씨는 또 “아직 2시간 20분 더 가야 하니 이것 먹으면서 가”라며 B 군에게 초콜릿과 물 한 병도 건넸다. 이후 버스는 서울에 도착했고, B 군은 버스에서 내리면서 A 씨에게 소시지 3개를 수줍게 건네며 감사를 표했다.
A 씨는 “B 군은 마중 나온 누나의 손을 잡고 누나와 함께 90도로 인사하고 떠났다”며 “오늘도 평화로운 고속버스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복 받으실 것”, “어릴 때 어른들에게 도움 받았던 기억들이 생각난다”, “따듯해서 좋다”, “요즘 드문 훈훈한 이야기” 등의 반응을 보였다.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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