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는 12일(한국시간) 화상 회의로 진행한 임시 총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34년 월드컵 단독 개최국으로 확정했다. 사진제공|FIFA
이변은 없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월드컵을 단독 개최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2일(한국시간) 211개 회원국의 화상 회의로 진행한 임시 총회에서 2034년 월드컵 개최국으로 사우디를 선정했다. 아시아 국가의 개최는 2002한·일월드컵, 2022카타르월드컵에 이어 3번째다.
총회는 하나의 절차였을 뿐, 사우디의 월드컵 개최는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다. 유치전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공동 개최를 추진한 호주-인도네시아가 사우디와 경쟁하는 구도였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호주가 유치 포기를 결정하고 인도네시아가 사우디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우디가 단독 후보가 됐다.
다만 사우디의 월드컵 개최를 환영하지 않는 시선도 적지 않다. 국제사회는 최악의 근로환경에 놓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 여성 인권, 언론 탄압 등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는 사우디가 스포츠를 ‘이미지 세탁’에 악용한다고 꾸준히 비판해왔다. 카타르월드컵 때도 같은 문제가 제기됐으나, 사우디는 훨씬 더 강경하고 보수적인 이슬람국가라 우려가 더 크다.
대회 일정도 걱정스럽다. 중동의 한여름 무더위를 피하려면 겨울 개최가 불가피하다. 역대 최초로 중동에서 개최된 카타르월드컵도 2022년 11~12월 펼쳐졌다. 특히 사우디는 2034년 11월 29일부터 12월 14일까지 하계아시안게임도 개최할 예정이라, 이보다 기간을 앞당긴 그해 1~2월 월드컵을 개최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2034년 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다행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흥행과 마케팅 측면에서 두 대회(동계올림픽-월드컵)의 병행에 별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다시 시즌 도중 핵심 선수들을 대거 내줘야 할 유럽 클럽들의 거센 반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FIFA는 2030년 월드컵 개최지도 확정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의 3개국이다. 최초로 유럽과 아프리카가 함께하는 거대한 대회인데, 남미도 월드컵의 일부를 책임진다. FIFA는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1930년 대회 때 사용한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의 에스타디오 센테나리오에서 개막전을 치르고,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에서도 1경기씩 열기로 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