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을 뽑는 ‘6·3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12일 막을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각각 출정식을 열고 22일간의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李, “국민 통합 앞장서겠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출정식을 열어 “더 낮은 자세로 대통령의 제1 사명인 국민 통합에 확실하게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발(發) 통상위기, 인공지능(AI) 무한 경쟁을 이겨내려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제부터는 진보의 문제도 보수의 문제도 없이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번 선거 전략의 핵심인 중도·실용 노선을 재차 주창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출정식을 보기 위해 2만여 명이 광화문광장에 운집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성남 판교와 동탄, 대전 등을 차례로 방문해 일정을 소화했다.
이재명 후보는 판교에서 정보기술(IT)업체 창업자 및 개발자들과 점심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사회적기업을 언급하며 기업의 공익적 성격에 대해 장시간 발언했다. 그는 “돈을 버는 것은 자본주의·시장주의적이고, 모두를 위한 것은 사회주의로 여기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사회적’이라고 하면 빨갱이라는 건 무식한 선동”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전 국민에게 챗GPT 같은 AI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모두의 AI’ 공약을 내세웠는데, 이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동탄신도시에서 “우리는 권력을 사적 복수를 위해 유치하게 남용하는 졸렬한 존재가 아니다”며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金, “민생·경제 대통령”
김 후보는 이날 서울 가락시장을 시작으로 국립대전현충원, 대전시당, 대구 서문시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경부선 유세’에 나섰다. ‘민생 대통령, 경제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그는 상인들과 일일이 인사하며 장바구니 물가를 체험했다. 그는 “가락시장은 대한민국 경제의 지표”라며 “이곳에서 우리 경제의 어려움, 민생의 고달픔, 하향 고착화한 위기를 어떻게 반등시킬지 영감을 얻고 현장에서 방향을 잡고자 왔다”고 말했다.
오후엔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로 꼽힌 대전을 찾았다. 그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국가사회공헌자, 제2연평해전 및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한준호 준위 묘역 등을 찾아 참배했다. 김 후보는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를 떠나 훌륭한 헌신의 정신을 기리는 게 국가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서문시장을 방문해 단일화 과정에서 분열된 보수 지지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0시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금호피앤비 2공장을 찾았다. 대선 후보 ‘3강’ 중 유일한 이공계 출신이란 이력을 내세우며 산업 공약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여수석유화학단지는 최근 중국과의 물량 경쟁 속에 이익률과 매출 규모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외교적 감각과 통상 및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갖춘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공계 출신이면서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저의 의지를 드러내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서울 신촌 연세대로 자리를 옮긴 이준석 후보는 학생들을 상대로 ‘학식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준석 정부가 출범하면 그 어느 정부보다도 대한민국 젊은 세대의 문제를 과감히 다루겠다”고 말했다.
동탄=김형규/대구=양현주/여수=안시욱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