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조국·윤미향 사면 결심한듯…“여권 요구 수용-지지층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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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 하루 앞당겨 11일 결론
정치 논란 조기 매듭 나서
여당 내 “2인 사면 역풍 우려”
국힘 “광복절 범죄자 면죄부”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중대재해 반복 발생 근절 대책 관련 토론을 하고 있다. 2025.07.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참석자들과 중대재해 반복 발생 근절 대책 관련 토론을 하고 있다. 2025.07.2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원포인트’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등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 여부를 결정한다고 대통령실이 10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조 전 대표 등 정치인에 대한 사면·복권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11일 오후 2시 30분 임시 국무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라며 “특별사면·특별감형·특별복권 및 특별감면조치 등에 관한 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초 예정했던 12일 국무회의를 하루 앞당긴 11일 임시 국무회의를 통해 사면·복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대통령실은 11일 임시 국무회의를 생중계하지 않고 비공개로 진행할 방침이다.

법무부 사면심사위는 7일 조 전 대표 부부와 최강욱·윤미향 전 의원에 대한 특별사면·복권을 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정부 관계자는 “적어도 지지층 안에서 대립이 생기면 안 된다는 점에서 여권의 사면 요구를 대폭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조 전 대표, 윤 전 의원 등은 윤석열 정권의 사법 권한 남용 피해자 아니냐”며 “사면 논의가 길어져 좋을 게 없으니 빨리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2025.8.1.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 2025.8.1.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 관계자는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 등에 대한 사면·복권에 대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해찬 전 대표, 여권 원로그룹 등에서 사면·복권 요구가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며 지지층 통합 모양새를 취하되 이 대통령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은 포함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부담은 줄인 것”이라고 했다.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 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 구치소로 수감되기 전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쥐어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2024.12.16/뉴스1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 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서울 구치소로 수감되기 전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쥐어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2024.12.16/뉴스1
이 대통령에게 조 전 대표의 사면을 요구했던 문 전 대통령은 10일 조 전 대표가 옥중에서 쓴 ‘조국의 공부’ 책 소개 영상을 통해 “조 전 대표가 독거방에 갇혀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책”이라면서 “처해 있는 상황은 너무 안타깝지만 조 전 대표가 그렇게 시간을 활용하고 있는 게 참 고맙다”고 했다.

윤미향 전 의원. 2024.11.12. 서울=뉴시스

윤미향 전 의원. 2024.11.12. 서울=뉴시스
다만 조 전 대표와 윤 전 의원 등의 사면을 두고 여당 내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그룹에서는 여전히 친문(친문재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반대하는 분위기가 크다”고 했다. 최근 윤 전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햇볕이 뜨거워도 비바람 쳐도 뚜벅뚜벅 걸어간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여론전에 나선 것을 두고도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국민의힘은 “광복절이 악질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날로 변질돼선 안 된다”고 공세에 나섰다.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통령은 조 전 대표와 윤 전 의원에 대한 사면이 국민께 떳떳하다면 국무회의를 생중계하라”고 밝혔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은 “지난겨울 국민을 남태령이니, 응원봉이니 하면서 그렇게 추켜세우더니 결국 이들 범죄자에게만 ‘다시 만난 세계’가 열렸다”고 비판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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