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다카이치 “셔틀외교로 미래지향 협력”… 과거사 문제는 안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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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총리 취임 9일만에 한일정상회담
다카이치 “국교 60년 기념비적 해”… 李 “다음엔 日 지방 도시서 만나자”
李 “너무 가까운 사이라 상처입기도”… 다카이치 공감 “공조 중요성 증대”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 대통령이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하자, 다카이치 총리는 “셔틀 외교를 잘 활용해 소통하자”고 화답했다. 경주=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 대통령이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하자, 다카이치 총리는 “셔틀 외교를 잘 활용해 소통하자”고 화답했다. 경주=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새롭게 총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정상 셔틀외교(상호 방문)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9일 만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셔틀외교를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 사이에서 잘 소통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전임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총리가 복원한 정상 간 셔틀 외교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 다카이치 “셔틀외교 적극 추진”, 李 “내가 일본 방문할 차례”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만나 “격변하는 국제 정세, 그리고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과 일본은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참으로 많은 나라”라며 “한일 양국이 그 어느 때보다 미래 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에도 한일 협력 흐름을 이어가자는 뜻을 강조한 것.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발 관세 전쟁 속에서 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한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하는 등 이시바 전 총리와 세 차례 회담을 갖고 한일 우호 관계 구축에 주력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에서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지금의 전략 환경 아래 일한미(한미일) 관계, 일한 간 공조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올해는 일한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라는 큰 기념비적인 해”라며 “그간 구축해 온 일한 관계의 기반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고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양국을 위해 유익하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이날 회담에서 한일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력이 계속해서 확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정상 간의 셔틀외교 등 활발한 교류를 바탕으로 첨단기술, 경제안보, 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양국 공조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셔틀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한일 양국 정부 간의 긴밀한 협의를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셔틀외교 계승 의지를 밝힌 데 대해 “이번엔 한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라며 “도쿄가 아닌 지방도시에서 만났으면 한다”고 화답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했다.● 李 “한일 너무 가까운 사이여서 정서적 상처 입기도”

이날 회담에선 일본의 과거사 문제 등은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통령은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과거사 문제 대응과 사회, 경제, 문화 등 협력 문제를 별도로 다루는 ‘투트랙’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한일이 앞마당을 공유하는 너무 가까운 사이이다 보니 가족처럼 정서적 상처를 입기도 한다”라고 말하자 다카이치 총리도 이에 매우 공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여자 아베(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강경 우파로 통한다. ‘자녀·손자 세대까지 사죄를 시켜선 안 된다’는 2015년 아베 담화를 계승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취임 이후엔 “한국은 일본의 중요한 이웃”이라며 한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김, 화장품, 드라마를 좋아한다며 “이 대통령을 만날 기회를 만들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주=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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