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경제 핵심은 기업…과감하게 규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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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에 힘 실어준 李대통령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기 의전비서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 대통령 맞은편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범준 기자

< 기업에 힘 실어준 李대통령 >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기 의전비서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 대통령 맞은편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대기업 총수, 경제단체장들과 만나 “경제의 핵심은 바로 기업”이라며 “기업이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협조하는 게 정부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없애겠다고도 했다. 집권 초반 경제성장과 민생 회복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 대통령이 핵심 경제 주체인 기업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요 대기업 오너 경영인 및 경제단체 수장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등 6개 경제단체 수장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등이 배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이 대통령이 다음주 초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기 전 경제계에서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 등 경영 상황을 듣기 위해 마련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이 국제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런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외교 활동을 통해 기업의 경제 영토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기업에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에 관심이 많으실 텐데,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거라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특히 규제 합리화 문제에 주력하려고 한다”며 “불필요한,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는 과감하게 정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기업인들에게 보여주신 관심에 경제계도 상당히 기대가 크다”며 “대통령과 새 정부가 통상·산업 정책을 조율하는 데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며 “기업들도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낮 12시20분까지 2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도시락 점심’을 먹으며 미국발(發) 통상 문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정부와 기업이 함께 뛰는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며 “다양한 외교 무대에서 우리 기업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고 국익을 지키는 실용적 통상·외교를 펼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李 '상속세·상법개정안 우려' 경청…"대화·타협 통해 해결하자"
5대그룹 총수·경제단체장 만나…정부·기업 '원팀'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단체 수장과의 간담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단체 수장과의 간담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정부가 기업에 뭘 해줄 수 있을까 관심이 많을텐데, 저희는 국가 경제에 도움되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삼성 등 5대 그룹 총수 및 6개 경제단체 수장들과 가진 첫 간담회에서 미국과의 통상 협상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 성장을 주요 국정 과제로 내건 만큼 핵심 역할을 할 기업 경영 환경을 좋게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李, “경제 도움되면 최선 다한다”

이 대통령은 “경제 성장의 주역인 기업이 잘 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기업의 활력을 북돋울 수 있는 ‘규제 합리화’에 주력하겠다며 의견을 많이 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민관이 '원팀'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헤쳐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년 뒤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정통산업에도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고임금 일자리를 더욱 창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미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할지 안할지 무엇도 결정되지 않아 불안한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공통 과제에 직면한 한국과 일본이 위기 극복을 위해 협력하면 양국이 시너지가 날 수 있다”며 “이 대통령이 강조한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첨단 분야는 주요 국가들이 자국 중심의 생태계를 강화하며 국가 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어 이제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통상 대응과 공급망 안정화, AI 분야는 정부와 기업이 손잡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선 미국과의 관세율 협상을 비롯해 통상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대통령으로 취임한 뒤 처음 가지는 상견례 형태인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간담회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관세 문제에 대해 겪는 어려움에 대해 묻고, 기업인들이 답하는 형태였다고 한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미국과 중국에 치우친 무역 구조를 탈피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하려면 보험 금융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다”며 “문화 콘텐츠 산업은 다른 산업과 연계되고 일자리도 창출하기에 적극 투자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정부가 관세 피해를 입은 수출기업에 대한 파격적이고 신속한 재정·세제·금융 지원책을 적극 추진해 주기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지난 11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상하원 의원을 만났는데, 이 대통령 취임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한미일 관계가 중요해지기에 앞으로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李, 상법 개정안 우려 들어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재계 우려가 큰 상법 개정안, 기업의 영속성을 방해하는 상속·증여세제에 관한 기업의 고충도 경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석자는 상법 개정안 통과시 외국 헤지펀드 등이 소송을 남발해 기업의 장기적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기업의 우려에 대해 귀를 열겠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자”고 말했다고 한다.

최진식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은 “상속·증여세는 기업의 밸류업, 경제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할 중요한 숙제”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60%로 상속세율(최대주주 할증 포함)이 지나치게 높아 가업 승계가 이뤄지지 않고 해외 사모펀드에 팔려 경제의 기초 체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금방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라면서도 “문제에 대해선 이해했고, 서로 소통하자. 국정 철학에 배치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방법을 찾아보자”고 답했다고 한다. 다만 이날 간담회에선 노조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논의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잘 이해해주는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며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고충을 잘 들어보겠다는 취지로도 발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중국의 경제·산업 경쟁력과 이로 인한 국내 산업 영향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며 “앞으로의 이 대통령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재영/김형규/김보형/은정진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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