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전지 제조사들의 배터리 수명 경쟁이 결국 소송전으로 번졌다. ‘힘 세고 오래가는 건전지’라는 광고 문구로 잘 알려진 에너자이저를 상대로 듀라셀이 기만적인 광고 캠페인을 벌였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회사인 듀라셀은 지난주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에너자이저가 ‘에너자이저 맥스(MAX) 배터리’ 광고에 사실과 다른 주장을 담았다고 밝혔다. 해당 광고는 에너자이저 맥스 배터리가 듀라셀 파워 부스트 배터리보다 10% 더 오래 간다고 주장했지만, 듀라셀 측은 이 내용이 허위라고 지적했다. 듀라셀은 이 같은 허위 광고로 인해 자사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영업권 침해 등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듀라셀은 에너자이저의 주장이 업계 표준 중 하나에 근거해 AA 배터리 성능을 단순 비교한 것이라며, 배터리 성능은 다양한 기준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에너자이저 맥스의 허위 광고는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린 명백한 의도이며, 에너자이저 맥스와 듀라셀 파워 부스트의 성능을 비교해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노골적인 허위 광고”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시작된 에너자이저의 광고 캠페인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비롯해 다양한 TV 채널에서도 방영됐다. 한 유튜브 광고에서는 에너자이저의 마스코트인 ‘에너자이저 버니’가 듀라셀 배터리처럼 생긴 배터리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장면이 나온다. 광고에서는 “경쟁이 안 됩니다. 에너자이저 맥스는 듀라셀 파워 부스트보다 10% 더 오래갑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듀라셀은 에너자이저 광고의 중단과 함께 금전적 손해 배상을 요구했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