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살해에 총기 난사까지…‘학교 테러’ 공포에 휩싸인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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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14세 남학생, 교직원 흉기로 살해
오스트리아 고교서 총기 난사…11명 사망

 24뉴스HD / 2025.06.10.뉴시스

프랑스 수도 파리 동쪽에 있는 노장의 한 중학교에서 10일 가방 검사를 받던 학생이 검사하던 교직원을 흉기로 찔려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 출처: 24뉴스HD / 2025.06.10.뉴시스

10일 프랑스 중학교와 오스트리아 고등학교에서 각각 흉기와 총기를 이용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두 사건 모두 범행 동기가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학교 테러’ 공포가 유럽을 뒤덮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5분경 오트마른주(州) 노장의 한 중학교 앞에서 14세 남학생이 학생들의 가방 안을 검사하던 30대 여성 교직원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다.

프랑스에선 최근 청소년들이 흉기로 다른 학생을 공격하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올 1월에는 파리 외곽의 중학교에서 14세 학생이 칼에 맞아 숨졌다. 4월 낭트의 한 고등학교에선 15세 학생이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이에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등굣길 학생들의 가방 소지품을 검사하는 등 보안 조치 강화를 지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X에 “국가 전체가 애도하고 있으며 정부는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썼다. 바이루 총리는 의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번 사건은 사회적 퇴행 현상”이라며 정부가 학교에 보안 게이트를 시범 설치하고, 형사 처벌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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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스트리아 남동부 그라츠의 고교에서도 21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총 11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오스트리아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 중 최대 규모의 피해다. 과거 이 학교에 다니다 자퇴한 것으로 알려진 총격범은 이날 오전 10시경 권총과 산탄총으로 교실 두 곳에서 40발 이상을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생과 교직원 9명이 현장에서 숨졌고, 중상을 입은 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현지 매체들은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 “학창 시절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다만 수사당국은 “범행 단서와 관련된 정보를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3일간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알렉산더 판 데르 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가슴을 꿰뚫는 충격”이라고 애도했다.유럽에서 총기 소유가 자유로운 편인 오스트리아에선 과거에도 총기 난사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20년에는 수도 빈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에 의한 총기 테러로 4명이 사망했고 22명이 다쳤다. 오스트리아는 4월 기준으로 약 37만 명이 150만 정의 총기를 소유해 유럽에서 민간인 무장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현지 공영방송 ORF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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