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한달 요금 100원' 가성비에…너도나도 "갈아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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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휴대전화 판매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자취하면서 어디서 돈을 더 아낄 수 있을까 자주 고민하는데 알뜰폰 한달 요금이 100원이라는 거예요. 통신사 멤버십은 평소에 안 써서 요금제 바꾸는데 큰 고민 안 들었어요."

15년 동안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요금제를 써온 서지영(30)씨는 한달 전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탔다. 요금제를 선택하는 데 가장 고려했던 점은 멤버십 혜택이 아닌 가성비였다.

50대 남성 A씨는 최근 부모님 두 분을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시켰다. 그간 부모님과 함께 이통3사의 가족 결합 할인 요금제로 묶여있다가 데이터, 전화 등 기본적인 기능만 필요하다는 부모님의 요구에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탔다.

A씨는 "가족 결합 할인으로 꽤 오래 이통3사 요금제를 썼지만 알뜰폰 요금제 가격으로 보는 이득이 결합 할인 금액을 뛰어넘어 바꿔드렸다"며 "부모님 두분 모두 통신사 멤버십 혜택은 안 쓰신다"고 말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멤버십 포인트 한도를 폐지하는 등 전에 없던 유형의 멤버십 혜택을 내놓고 있지만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멤버십 혜택 확대가 아닌 결합 상품이나 요금 체계 개선을 앞세워야 이통3사 이용자들을 묶어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요금제 가입자수가 이통3사는 줄고 알뜰폰은 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유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통신3사의 휴대폰 가입회선은 4736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15만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알뜰폰 가입회선은 955만개로 전년 동기 대비 71만개 증가했다.

이에 맞서 이통3사는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는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부터 제휴업체를 3곳 늘리고 이달에는 4곳을 더 추가했다. KT는 내달 8일부터 멤버십 포인트 한도를 폐지한다. LG유플러스는 기존에 제공하지 않던 문화생활, 나들이 혜택을 더했다.

이통3사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멤버십 확대를 선택한 배경엔 '낙전수입'이 있다. 낙전수입이란 정액 상품에서 구매자가 제공량을 다 쓰지 않아 떨어지는 부가수입을 뜻한다. 멤버십 혜택은 이용자가 혜택을 사용하는 만큼 지출이 발생하는 구조라 이통3사가 제휴 업체를 확대하거나 포인트 한도를 없애더라도 비용이 많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 멤버십 포인트 한도를 다 쓰거나 혜택을 대부분을 활용하는 이용자는 드물다"며 "가입자를 늘리는 데 실질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공시지원금이나 사은품보다 낙전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멤버십 확대가 이통3사 입장에서는 이득"이라고 말했다.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선 고객들에게 실질적으로 와닿는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결합 혜택 등 눈에 직관적으로 보이는 혜택이 고객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동시에 락인효과도 누릴 수 있다"며 "커피 몇 잔 등 나중에 받아야 하는 이통3사 멤버십 혜택과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 가격을 같은 비교선상에서 본다면 피부에 와닿는 혜택은 가격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통계에 따르면 이통3사와 알뜰폰 가입자 모두 기본제공 데이터의 가치를 가장 높게 평가했다. 두 가입자 모두 멤버십 등 비통신 서비스는 후순위로 인식했다. 다만 이통3사 가입자는 50%가, 알뜰폰 가입자는 62%가 기본제공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응답해 차이를 보였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멤버십의 경우 이통3사 말고도 신용카드 등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다양한 영역이라 차별화를 두기 어렵다"며 "멤버십 혜택을 확대하는 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통신 요금은 필수재 성격을 띄고 있어 해당 비용을 요금 체계 개선 등에 쓰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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