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수식·그래프 최근 해독해 검증
“초반 탐색 후반 정착이 최적의 전략”
집 구하기·배우자 찾기에도 적용 가능
휴가지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맛집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무작정 새로운 식당만 찾아다니는 것도, 첫날 마음에 든 식당에 곧바로 정착하는 것도 정답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정 기간은 새로운 식당을 탐색한 뒤 가장 좋은 곳을 선택하는 전략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프린스턴대, 뉴욕시립대 연구진은 최근 여행 중 식당 선택 과정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특히 이 연구는 1970년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이 남긴 메모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의 뿌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태국 음식점에서 시작됐다. 당시 파인만은 친구이자 전기 작가인 랠프 레이턴과 식사하던 중 레이턴이 평소 즐겨 먹던 메뉴를 선택할지, 새로운 메뉴에 도전할지를 두고 고민하자 종이에 수식과 그래프를 그려 의사결정 원리를 설명했다. 레이턴은 이 메모를 수십 년간 보관했고, 최근 연구진이 이를 해독하면서 실제 검증에 나섰다.
연구진은 참가자 2520명을 대상으로 7일, 14일, 28일 동안 가상의 도시를 여행하는 컴퓨터 게임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매일 새로운 식당을 방문하거나 이전에 방문한 식당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식당마다 100점 만점의 품질 점수가 표시됐으며, 참가자들은 남은 여행 기간 동안 어떤 선택이 가장 유리한지를 판단해야 했다.
파인만의 해법은 단순했다. 처음에는 새로운 식당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충분한 정보를 얻은 뒤에는 가장 만족스러운 식당을 선택해 이용하라는 것이다. 여행 기간이 길수록 탐색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여행이 끝나갈수록 더 좋은 식당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치는 점차 낮춰야 한다.
실험 결과 참가자들도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초반에는 새로운 식당을 찾아다니다가 여행 막바지로 갈수록 이미 검증된 식당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여행 기간이 짧을수록 기대 수준을 더 빠르게 낮추고 일찍 결정을 내렸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파인만의 복잡한 수식을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직관적으로 유사한 전략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7일 여행 참가자는 평균 이상의 식당을 찾아 여행을 마칠 확률이 98.4%에 달했고, 28일 여행 참가자는 사실상 100%에 가까운 확률로 좋은 식당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원리가 맛집 탐방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정보를 계속 탐색할지, 이미 확보한 좋은 선택지에 만족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비슷한 전략이 유효하다는 것이다.
집을 구할 때도 충분한 매물을 살펴본 뒤 결정해야 하며, 배우자를 찾는 과정에서도 무작정 더 나은 상대를 기다리기보다 적절한 시점에 선택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과 이미 경험한 좋은 선택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현실의 의사결정이 생각보다 훨씬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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