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만 김가네 회장 준강간 혐의로 입건
회식 이후 만취 여직원 성폭행 등 시도
또 터진 오너리스크 “피해 책임감 느껴야”
유명 분식업체 최고경영자(CEO)가 부하 직원에 대한 성 비위를 일으켜 경찰에 입건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맹점주 사이에서 ‘프랜차이즈 오너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영진이 사건·사고에 휘말려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경우 매출 감소로 이어지면서 가맹점주들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성북경찰서는 지난 7월 김용만 김가네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준강간치상·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 중이다.
경찰은 김 회장은 지난해 9월 회식 자리에서 피해 여직원 A씨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근처 모텔로 옮긴 뒤 이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준강간죄는 일반적인 강간죄와 달리 심신상실이나 저항 불능 상태임을 이용해 피해자를 간음·추행해서 성립하는 범죄다.
경찰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저항하지 못하는 A씨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고 유사강간과 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범행 이후에도 A씨에게 만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회장의 업무상 횡령 혐의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직원을 통해 회사 명의 계좌에서 본인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수억 원 상당을 이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김 회장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대표의 추문이 소비자들 입방아에 오를 때마다 가맹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매출에 영향이 갈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오너리스크가 발생하면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가맹점 매출에 영향을 준다는 인식 때문이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요식업을 하는 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A씨는 “프랜차이즈 대표와 관련한 뉴스가 뜨면 혹시나 안 좋은 소식일까 걱정돼 관심을 갖게 된다”고 토로했다.
2017년 한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당시 회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섰고 가맹점주들이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2019년에는 가수 승리의 라멘집으로 유명해진 프랜차이즈가 ‘버닝썬 사건’이 터지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고 당시 가맹점주들이 본사 등을 상대로 15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2022년 한 유명 초밥 뷔페 프랜차이즈는 수년간 가맹점에 ‘갑질’ 행위를 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면서 불매 여론이 발생했고 가맹점주들이 타격을 입기도 했다.
2019년 가맹사업법이 개정돼 가맹계약서에 가맹본부 또는 가맹본부 임원의 위법행위로 가맹점에 손해가 발생할 경우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조항을 추가하도록 했다. 하지만 매출 감소 등 무형의 피해를 점주들이 직접 입증해야 하는 등 실효성이 떨어져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상생을 위한 보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프랜차이즈 오너가 가맹점주가 입을 피해에 대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가맹점주들이 오너로 인해 부당하게 피해를 겪을 경우 선제적으로 피해에 대한 보상방안을 마련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보여주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