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고공비행에…달러 보험, 2주 만에 200억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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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원·달러 환율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환테크 수단으로 달러 보험에 대한 관심도 계속 늘고 있다. 특히 4대 시중은행의 달러 보험 판매액은 올해 들어 2주 만에 200억원을 넘겼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고환율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달러 보험 판매액은 200억 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이던 지난해 1월엔 판매액이 300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2주 만에 200억이 몰렸다.

달러 보험은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만기 시점에 보험금도 달러로 돌려받는 상품이다. 일반 보험처럼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 저축보험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이자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외화 예금보다는 높은 이율을 제공하고 달러 강세 시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달러 보험은 환율이 오르던 지난해부터 인기가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연간 달러 보험 판매액은 9645억원으로 전년(5631억원) 대비 71%가 급증했다. 지난해 판매 건수도 7086건으로 전년(4881건) 대비 45% 늘었다. 환율이 고공 행진하면서 달러 보험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결과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50원대 이상을 유지하는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서 달러 보험에 대한 관심은 더 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액 자산가들만 관심을 두던 달러 보험이 고환율 상황에서 달러 예금과 함께 고수익 재테크 방안이라는 입소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보험에 대한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달러 보험은 만기 보험금을 받는 시점에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면 이득을 보겠지만 반대로 달러 가치가 떨어져 있다면 손실을 볼 수 있는 구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장기간 이어져 고환율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환율이 1400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새로운 자체 통화든, 기존 통화든 브릭스(신흥경제국연합체)가 달러 패권에 도전하면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달러 패권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중장기적으론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500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관세·이민·감세 등 ‘트럼프 표’ 정책이 현실화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달러 보험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달러 보험도 보험인 만큼, 보장에 초점을 맞추고 환차익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달러 보험을 만기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중도해지하면 중도해지수수료 등으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환차익을 고려한다면 외화예금이나 달러 선물 ETF(상장지수펀드)가 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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