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있는경제]끊임없는 러브콜…투자사들이 유럽 ‘푸드테크’에 진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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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푸드테크 트렌드 주도하는 유럽 스타트업
지속가능성·ESG에 민첩하게 움직인 덕에 투자 봇물
운영효울화로 비즈니스모델 입증하면 투자액 ↑

  • 등록 2025-01-18 오전 9:34:13

    수정 2025-01-18 오전 9:34:13

[런던=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유럽 푸드테크 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사들의 관심이 뜨겁다. 기술력이 있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라면 수백억 원대는 기본이고, 운영 효율화까지 꾀한 곳이라면 시리즈A 라운드임에도 1000억 원대의 투자를 속속 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들은 푸드테크 산업의 성장 가능성뿐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후변화 이슈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유럽의 특수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관련 시장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사진=구글 이미지 갈무리)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체 단백질 식품을 개발하는 독일의 ‘포르모’는 유럽투자은행(EIB)으로부터 벤처대출 형태로 3580만 달러(약 525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글로벌 유수의 투자사들로부터 6100만 달러(약 888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한지 불과 4개월 만이다.

포르모는 정밀 발효 기술을 활용해 대체 단백질 식품을 개발하는 회사로, 미생물 기반의 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전통적인 유제품 생산 방식을 멀리 하고, 환경친화적이면서도 동물 복지를 고려한 제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르모는 지난 2021년 글로벌 투자사들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7000만 달러(약 1020억원)를 유치했다. 이는 시리즈A 라운드 투자로는 유럽 푸드테크 산업을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이다. 지난해에는 6100만 달러(약 89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면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간 유럽에선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이 큰 규모의 투자를 속속 유치해왔다. 온라인 식료품 구매 및 배달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특히 봇물 터지듯 이뤄졌다. 과잉투자와 운영 비효율로 타격을 받은 관련 업체가 많은 가운데 투자사들은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스타트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으로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한 식료품 퀵커머스 업체 ‘플링크’는 지난해 1억 5000만달러(약 2184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사들은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는 일부 경쟁사와 달리 플링크는 운영 효율성을 입증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대체 초콜릿 분야에 대한 관심도 컸다. 귀리와 해바라기씨와 같은 식물성 원료를 발효해 초콜릿을 개발하는 독일의 ‘플래넷A’와 허브를 주 원료로 활용해 대체 초콜릿을 개발하는 이탈리아의 ‘포에버랜드’는 각각 3000만 달러(약 431억원)와 340만 유로(약 51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푸드테크 산업은 최근 몇 년간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리 인상 여파로 투자가 좀처럼 이뤄지지 못한 측면도 있으나, 한때 푸드테크 산업을 주도했던 식료품 및 음식 배달 스타트업들의 전성기가 지나가면서 운영 효율화를 꾀하지 못한 이들이 쓰러지기 시작했고, 투자 비중 또한 감소했다. 실제 디지털푸드랩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전 세계 푸드테크 스타트업들은 151억 달러(약 22조원)를 유치했는데, 이는 직전년도 대비 48% 감소한 수준이고 최고 기록을 달성한 2021년과 비교하면 72% 감소한 수준이다. 당시 기업공개(IPO)를 앞둔 일부 기업들은 투자를 유치했으나,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투자사들이 유럽의 푸드테크 산업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크게 △푸드테크 산업의 성장 가능성 △유럽의 강력한 푸드테크 생태계 △지속가능성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후변화를 향한 유럽 기업들의 강력한 의지 △대체식품에 대한 유럽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 등이 꼽힌다. 유럽의 푸드테크 산업이 지속 가능성, 기술 혁신, 소비자 대응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으로 분석된다.

외신들은 “유럽 푸드테크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트렌드와 기술적 발전, 정책적 지원 등을 골고루 고려했을 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경기에 따른 글로벌 투자 기조를 감안하면 푸드테크에서도 특정 분야를 잘 공략하는 기업들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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