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살 땐 하이마트로 가요~" 한때 이 같은 '국민 CM송'을 보유했던 롯데하이마트가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장기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하이마트는 1~2인 가구 대상 자체브랜드(PB)를 출시하는가 하면 체험형 가전매장을 열거나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활로 찾기에 팔을 걷었다.
롯데하이마트는 7일 올 1분기 총매출 66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한 수치다. 순매출액은 이 기간 0.7% 늘어난 529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111억원에 그쳐 적자폭을 약 50억원 줄였다.
회사 측은 "인력 구조 개선을 통한 인적 전문성 확보, 하이마트 안심 케어 등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 새로운 전략을 현장에 적극 적용한 점포 리뉴얼 등 전사적 차원의 경쟁력 강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하이마트의 1분기 전 품목 판매수량은 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고객수는 4.9% 늘었는데 주요 타깃으로 삼은 30~40대가 6.6% 늘었다. 제품군별로 보면 생활·주방가전 판매량이 17.4% 증가했다. 대형가전과 IT·모바일 판매량은 각각 6.7%, 3.3%씩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하이마트는 그간 장기 부진의 늪을 헤어나지 못했다. 연간 매출이 마지막으로 증가했던 시기는 2018년. 이후 단 한 번도 매출을 늘리지 못했고 지난해 기준 6년 연속 매출액이 감소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21년엔 연간 매출 4조원이 붕괴된 데 이어 2년 뒤인 2023년 3조원대도 사수하지 못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도 2조3567억원을 기록하면서 2조원대 성적을 겨우 유지했다. 영어이익은 지난해 17억원, 영업이익률은 0.07%로 주저앉았다.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반전을 목표로 먼저 가전매장을 뜯어고쳤다. 지난해엔 매장 27곳이 문을 닫은 대신 신규 지점 6곳을 포함해 총 46곳이 리뉴얼을 마쳤다. 가전·가구 인테리어 통합 매장을 띄워 가구를 고르면서 인테리어에 맞는 가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판매 전략을 다각화했다. 실제 한샘과 함께 가전·가구 통합 매장을 열어 공략 대상을 확대했다. 가전·가구 통합 매장은 연내 1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전과 가구를 함께 구매하는 규모가 1조4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매장 5곳에도 가구 인테리어 상담이 가능한 공간이 마련됐다.
체험형 가전매장도 문을 열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에서 문을 연 롯데하이마트 고덕점은 모바일 제품 체험 중심의 '모토피아'를 선보였다. 모토피아에선 스마트폰·태블릿·웨어러블 등 모바일 제품을 직접 체험하면서 요금제 상담과 가입·개통을 지원한다.
소형 가전 중심의 수요를 노린 1~2인 가구용 PB '플럭스'도 출시했다. 플럭스는 1~2인 가구 수요가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형 가전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고가의 가전제품을 구독 형태로 이용해 초기 구입 비용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하이마트 구독'도 지난 1일 선보였다.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자사 제품만 구독 형태로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애플·다이슨·로보락·샤크·TCL 등 주요 해외 브랜드 가전을 구독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전기밥솥·음식물처리기 등도 구독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2조3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연간 영업이익 100억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하이마트 구독, 플럭스, 가전·가구 통합 매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