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약 90만 명에 달하는 가운데, 엔화 약세와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 제한이 거의 없는 일본의 개방적인 제도가 맞물리면서 중국 부유층의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일본 경제매체 도요게이자이는 “일본은 현재 ‘바겐세일’ 상태”라며 일본 상품과 부동산을 향한 중국인의 소비 패턴이 크게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 전기밥솥·화장품 열풍은 옛말중국인들의 일본 쇼핑 열풍은 2015년 전후 절정에 달했다.
당시 중국인 관광객들은 화장품과 향수, 의약품을 비롯해 일본산 전기밥솥, 카메라, 전기포트 등을 대량 구매했고,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면세점들이 일본 곳곳에 들어섰다. 비데와 고급 손목시계 역시 인기 쇼핑 품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 패턴은 크게 달라졌다. 도요게이자이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3월 중국인 방일객의 구매 품목 상위 5위에서 전자제품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화장품과 향수도 코로나19 이전 1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매체는 중국산 전자제품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일본 제품과의 차별성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화장품과 향수 역시 중국 하이난 면세점 등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일본에서 굳이 살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대신 중국 관광객들은 일본에서만 구할 수 있는 과자와 식품, 일본 사케와 위스키 등을 구매하거나, 일본의 자연과 문화, 예술을 체험하는 ‘경험 소비’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 “엔저에 규제도 느슨”…중국 부유층, 일본 부동산으로
매체는 최근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일본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은 수년간 부동산 호황을 누렸지만 경기 둔화와 함께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냉각됐다. 또한 중국에선 개인이 토지를 완전히 소유할 수 없고 최장 70년의 토지 사용권만 취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현지에 익숙해진 중국 부유층이 자연스럽게 일본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일본 부동산 정보가 중국인들 사이에서 손쉽게 공유되는 데다, 일본은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다는 점도 투자 수요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도요게이자이는 “일본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정치적으로 안정된 경제 대국이며 오랫동안 동경의 대상이었다”며 “엔저까지 겹치면서 일본 부동산은 사실상 ‘바겐세일’ 상태가 됐고, 앞으로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부유층의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수영 기자 ghkdtndud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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