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중국 선전에 첨단 반도체 공장 3곳을 건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반도체 자립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위성사진 분석 결과와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선전시 관란 지역에 반도체 공장 3곳을 건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시설은 2022년 착공 이후 빠르게 완공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중 한 곳은 화웨이가 직접 운영하며, 화웨이 스마트폰용 7나노미터(㎚) 칩과 인공지능(AI) 전용 ‘어센드’ 칩 생산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가 고성능 칩을 독자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전문 리서치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대표는 “화웨이는 웨이퍼 장비부터 AI 모델 개발까지 AI 공급망 전반을 자국 내에서 구축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한 기업이 공급망 전체를 통제하려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두 곳은 반도체 장비 업체 사이캐리어와 메모리칩 제조사 스웨이슈어가 각각 운영 중이다. 화웨이는 공식적으로 이들과의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두 스타트업이 화웨이로부터 인력, 기술, 자금 지원을 받았고, 선전시 국유 자금도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의 반도체 독립 전략은 2019년 미국의 수출 규제로 해외 핵심 기술 접근이 차단된 이후 본격화했다. 화웨이의 기술 자립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반도체업계 전문가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수십 년간 같은 분야를 연구해온 중국 내 기업들조차 아직 TSMC나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회사 ASML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