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팬 트럼프의 전쟁…전기차와 PHEV 수요 늘릴까?

2 days ago 5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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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의 여파로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해온 내연기관차 대신 소비자들이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로 전환하는 추세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 비중이 높아 이번 전쟁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더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로 소매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평소 페르시아만에서 주로 아시아 국가들로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원유와 정제유가 수송되던 통로였다.

호주의 경유 1리터 가격은 3호주달러(2.09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 약 36% 상승한 것이다. 일본도 휘발유 가격이 18% 급등했다. 한국은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보통 휘발유 기준 가격 상승폭이 2월 28일 대비 약 8.6%에 그쳤으나 이는 3월 13일부터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분쟁 시작 이후 약 42% 상승하여 24일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약 103.78달러에 거래됐다. 디젤유와 휘발유 같은 정제 제품의 실물 가격 상승률은 훨씬 더 높았다.

경유의 원료인 싱가포르산 가스오일은 2월 27일 이후 104% 급등하여 월요일 배럴당 186.43달러로 마감했다. 휘발유는 91% 상승해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51.60달러를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의 급등과 공급 부족은 아시아에서 전기 자동차(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PHEV) 는 물론 전기 오토바이의 인기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중국산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과 각국 정부의 구매 증진 인센티브에 힘입어 여러 국가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판매량은 약 1200만 대에 달해 신차 판매량의 50% 이상으로 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했다.

호주의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2025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전체 경량 차량 구매량의 약 12.7%를 차지했다.

저렴해진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그리고 정부의 리스 세금 인센티브가 호주의 판매량 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등 소매용 연료 가격이 올라갈수록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선호도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호주는 이미 전체 가구의 3분의 1 이상이 옥상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으로의 전환을 더욱 촉진하고 있다. 가정에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차량을 충전할 수 있어 비용을 더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훨씬 빠른 성장을 보일 수 있다.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최근 이 분야의 차량 모델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는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가 증가하는 가운데 전기 오토바이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에서는 2025년에 약 130만 대의 전기 이륜차가 판매됐는데, 이는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소매 연료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향후 몇 년간 더 빠른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이 분쟁을 종식하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더라도 에너지에 대한 영향은 좀 더 오래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물론 풍력과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한 대규모 인센티브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전쟁은 결국 원유 및 정제 제품 수출업체들에게는 공급 대란외에 장기 수요 이탈이라는 또 다른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미 탄소배출원으로 화석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차량이 지목되어 왔는데 여기에 비싸진 휘발유 가격이 소비자 이탈을 더 부추겨 석유 제품 수요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각국 정부도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에 따른 이번 석유 쇼크를 겪은 후에는 대체 에너지 및 신재생 에너지 정책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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