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기와 충돌' LG 김민수 1군 말소, 문책성 아니었다... 염경엽 감독은 오히려 과제 주고 2군 보냈다 [잠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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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홍창기가 13일 잠실 키움전 9회말 2사 만루에서 수비 도중 김민수와 부딪혀 쓰러졌다. 구급차가 들어왔고 동료 선수들이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사진=김동윤 기자
LG 김민수. /사진=김진경 대기자

"충돌 상황은 홍창기 잘못이다."

LG 트윈스 염경엽(57) 감독이 홍창기(31) 부상과 관련해 김민수(27)에게 쏠릴 비난의 화살을 원천 차단했다. 1군 엔트리 말소와 관련해서도 오히려 발전을 위한 과제를 쥐여주고 내려보냈다.

염경엽 감독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홍)창기가 그만해서 다행이다. 시즌 아웃될까 조마조마했다"라고 말했다.

전날(13일) 잠실 키움전에서 LG 구단은 주축 타자 홍창기의 부상에 4연승에도 웃지 못했다. LG가 키움에 9-6으로 앞선 9회초 2사 만루에서 박주홍이 날린 파울 타구를 잡으려다 우익수 홍창기와 1루수 김민수가 충돌했고, 그 과정에서 홍창기가 크게 다친 것.

부상 순간부터 고통을 호소하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후송된 홍창기였기에 큰 부상이 염려됐다. 선수단과 염경엽 감독은 승리 인터뷰도 모두 고사할 정도. 하지만 4개의 병원에서 교차 검진을 한 결과 홍창기는 왼쪽 무릎 외측 경골 관절 미세 골절 진단이 나왔고, 수술은 필요치 않다는 1차 소견이 나왔다. 부상 부위 부기로 인해 일주일 후 있을 재검진에서 정확한 재활 기간이 나오겠지만, 현재로서는 인대 파열도 보이지 않아 한시름 덜었다.

하지만 부상 소식이 나오기 전까지 충돌 당사자였던 김민수는 일부 팬들의 도를 넘은 비난에 시달렸다. 김민수의 무리한 플레이로 인해 홍창기가 큰 부상을 당했다는 것. 김민수도 끝까지 공을 잡으려 최선을 다한 LG 선수였다는 걸 생각한다면 분명 지나친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부상이 확실한 홍창기와 함께 김민수가 함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자, 문책성이 아니냐는 억측까지 나왔다.

LG 김민수. /사진=김진경 대기자

사령탑도 이 부분을 염려한 듯,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염경엽 감독은 "(해당 상황은) 홍창기 잘못이다. 외야수가 기본적으로 잡을 수 있는 공에 대해서는 콜을 해야 했다. 그렇게 이야기했는데도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부상이 나온다. 보통 그렇게 겹칠 때는 (우선 순번이) 외야수가 1번이고 2번이 2루수다. 1루수는 3번이고 사실 거기까지 안 가야 한다. 하지만 김민수는 열심히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이라고 정확하게 잘잘못을 짚고 넘어갔다.

김민수의 1군 엔트리 제외에 대해서도 홍창기와 충돌 이전에 결정된 상황임을 분명히 했다. 전날 8회초 김현수를 대신해 수비로 들어간 김민수는 LG가 7-6으로 앞선 8회말 선두타자로서 첫 타석에 섰다. 신인 윤현을 상대로 3B1S의 상황에서 직구를 건드려 풀카운트로 갔고 슬라이더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염경엽 감독과 LG 코치진이 김민수에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판단한 순간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김)민수의 말소는 (홍)창기가 다치기 전에 결정된 것이다. 8회말 삼진이 결정적이었다. 1점 차로 앞선 8회였으면 투볼에서 스트라이크존을 좁게 설정했어야 한다. 신인이면 모를까 야구를 몇 년했는데, 이 상황에서 어떤 플레이가 중요한지를 알고 타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점 차 그 상황에서는 출루가 중요했다. 그런데 아직도 그런 디테일이 부족한 것 같다. 본인도 삼진 먹고 자신이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도 삼진 먹고 민수가 들어왔을 때 이야기해줬다. 수비는 (이)영빈이가 내야 전 포지션이 된다. 민수와 영빈이가 포지션적으로 겹치는 것이 있어 고민이 있었는데 그 삼진이 나오면서 결정됐다"고 덧붙였다.

김민수는 서화초-동산중-제물포고 졸업 후 2017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돼, 2017년 1군에 데뷔했다. 내야 백업으로 활약하다 지난해 1월 김민성과 일대일 트레이드로 LG에 합류했다.

김민수가 퓨처스리그에서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는 동안 LG는 홍창기의 무사 복귀를 기다린다. 염 감독은 "부상이 안 나와야 하는데 자꾸 나온다. (홍)창기는 그래도 그만하길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재검을 확실하게 해봐야겠지만, 지금까지는 인대 손상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정말 잠을 못 잤다"고 살짝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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