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편입' 리츠·펀드, 주판알 튕겨보니…의외로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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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홈플러스 점포를 자산으로 편입한 부동산 투자회사(리츠·REIT)나 펀드의 대출 채권자들이 의외로 안전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홈플러스 점포를 담보로 받은 대출금액이 해당 부동산의 장부금액 또는 감정평가금액 대비 70%대 이하에 그치고 있어서다. 점포를 저렴하게 매각한다고 해도 지분 투자자부터 손실을 흡수하기 때문에 채권자들은 대출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홈플러스 전경 (사진=홈플러스)

이지스126호, 대출 1039억, 8월 만기…LTV 60~74%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점포를 자산으로 담고 있는 부동산 펀드 또는 리츠는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26호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 △케이비사당·평촌리테일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대한제2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등이다.

이밖에 신한서부티엔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도 있다. 다만 신한서부티엔디리츠는 홈플러스가 입점한 리테일 ‘인천 스퀘어원’ 외에도 용산 그랜드머큐어 호텔 등 다수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서 홈플러스만 보유한 다른 리츠·펀드와 구조가 다르다.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26호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용머리로 31에 있는 홈플러스 전주효자점에 투자한 펀드다. 홈플러스는 해당 자산 100%를 책임 임차하고 있다.

이지스126호의 차입구조는 △선순위 대주 삼성생명(차입금 789억원, 금리 연 6.1%, 오는 8월 31일 만기) △중순위 대주 농협은행(머큐리자산운용) 및 SBI저축은행(차입금 250억원, 금리 연 7.6%, 오는 8월 31일 만기)로 이뤄져 있다. 선순위, 중순위를 합치면 1039억원이다.

이 펀드의 각 회계기간 말일에는 펀드에서 발생한 이익금 전액을 재원으로 선순위 차입금액 일부를 상환해야 한다. 대주의 사전 서면 동의가 없으면 수익자에 대한 급부행위(채무자가 돈 값는 것), 반대수익자(수익자총회 결의 반대하는 수익자) 매수대금 및 지연이자 지급행위가 제한된다.

지난 2023년 12월 올라온 간이투자설명서를 보면 2017년 3월 말 기준 담보감정평가금액은 1630억원이다.

또한 대출금액을 담보자산의 가치로 나눈 LTV 비율은 선순위 58.9%, 후순위 74.2%다. 다만 이 비율은 2017년 5월 24일 당시 선순위 대출 825억원, 후순위 대출 250억원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두 비율 모두 ‘보증금 포함, 담보감정평가금액 기준’으로 계산됐다.

유경공모3호, 총 대출 2014억…LTV 55.2%~67.4%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는 홈플러스 3개 점포(울산점, 구미광평점, 시화점)에 투자하고 있다.

펀드는 지난 2020년 2월 위 부동산을 총 3002억5700만원(부가세 별도)에 매입했다. 세부적으로는 홈플러스 울산점 1614억9500만원, 구미광평점 823억300만원, 시화점 564억5900만원이다.

부동산 담보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 2019년 11월 기준 총 대출금액은 2014억원이다. 선순위 1650억원, 후순위 364억원을 합친 수치다.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 부동산 담보대출 현황 (자료=투자설명서)

선순위 담보대출기관은 국민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대구은행이며 후순위 담보대출기관은 하나은행(이화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40호의 신탁업자)로 적혀있다.

LTV 비율은 선순위 55.2%, 후순위 67.4%다. 두 비율은 모두 ‘담보감정가 대비, 보증금 제외’로 계산한 수치다. 담보감정평가액은 2990억원, 시세감정평가액은 3120억원이다.

케이비사당리테일리츠는 서울 관악구 남현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남현점’에 투자하고 있다. 이 리츠의 최대주주는 보통주 24.94%를 보유한 한국증권금융(파인아시아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2호의 신탁업자)이다.

이밖에 주요 주주(지분율 10% 이상)로 △한화투자증권(신탁) 보통주 18.95% △농협은행(케이클라비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4호의 신탁업자) 보통주 17.64% △한국증권금융(코리아에셋리츠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호의 신탁업자) 보통주 16.24% △유안타증권 보통주 12.41%가 있다.

작년 5~10월 투자보고서를 보면 홈플러스 남현점 장부가액은 1602억9700만원이다. 또한 내년 6월 15일에는 케이비사당리테일리츠가 갖고 있는 총 1135억원 차입금의 만기가 돌아온다. 만기일시상환 조건이다.

우리은행, 다수 신용협동조합, 농협은행, iM뱅크, 경남은행, 현대커머셜, 대신저축은행 등 다수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단순 계산하면 차입금이 장부가액 대비 70.8% 액수다.

제이알24호 대출 2843억, 8월 만기…장부가 58%

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제이알제24호)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홈플러스 강서점’을 보유하고 있다. 리츠 최대주주는 보통주 지분 91%를 보유한 디지자산관리다. JR투자운용은 우선주 9%를 보유하고 있다.

제이알제24호는 홈플러스 강서점 및 본사사옥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고, 작년 8월 리파이낸싱을 통해 만기를 1년 연장했다. 오는 8월 10일에는 유동성장기차입금 총 2843억7139만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단순 계산하면 차입금이 장부가액 대비 57.75% 규모다. 작년 6~11월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 강서점 및 본사사옥의 장부가액은 4923억5300만원이다.

(자료=제이알제24호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 투자보고서)

해당 토지와 건물의 평가액은 지난 2022년 6월 2일 기준 감정평가한 수치다. 태평양감정평가법인과 미래새한감정평가법인의 감정평가 결과를 근거로 하고 있다.

대한제21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대한제21호)는 울산 동구 일산동에 있는 ‘홈플러스 울산동구점’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제21호 최대주주는 △YG엔터테인먼트(보통주 27.34%) △한국투자증권(보통주 17.77%) △한국투자증권(종류주 9.57%)이다. 또한 IBK투자증권(맞춤형신탁 18-005호의 신탁업자)도 보통주 16.06%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 9~11월 투자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 울산동구점 장부가액은 1474억2700만원, 대한제21호의 장기차입금은 총 1005억원이다. 선순위로는 우리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이 참여했고 후순위로 대신저축은행, KB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이 참여했다.

차임금의 종전 만기는 작년 7월 30일이었지만, 이 중 전북은행과 후순위 금융회사들의 경우 대출연장 계약을 통해 기존 대출의 만기를 오는 7월 30일로 1년 연장했다.

단순 계산하면 차입금이 장부가액 대비 68.2%에 이른다. 장부가액이 수년 전 감정평가한 금액 기준이라면 현재 LTV 수치는 다를 수도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점포에 투자한 리츠, 펀드의 대출 상환이 예상보다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예컨대 해당 홈플러스의 LTV가 50%일 경우, 점포를 반값에 매각해도 지분 투자자가 손실을 흡수하기 때문에 채권자가 받는 손해는 제한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드, 리츠의 지분 투자자는 평시에 배당을 많이 받는 대신 손실발생시 위험부담을 더 많이 한다”며 “반면 채권자들은 점포를 싸게 매각한 후에도 채권 회수가 가능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 관련 펀드, 리츠의 대출 채권자들이 이자 감면을 거절할 가능성도 있다”며 “이들이 빌려준 돈은 홈플러스에 대한 대출이 아니라 펀드, 리츠에 대한 대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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