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고려아연 주총 이번에도 파행?…관전 포인트는

5 hours ago 1

오는 28일 정기주총 개최
의장 후보만 5인…교체 요구 시 추가 지체
주총 장소도 협소해져…주주 불편 우려
밤 10시 넘어 끝난 임시 주총 반복되나

  • 등록 2025-03-19 오후 6:53:00

    수정 2025-03-19 오후 6:53:00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오는 28일 열리는 고려아연(010130)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파행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월 임시 주총 당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영풍 측의 첨예한 대립이 이어진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주총 시작 자체가 지난 임시 주총처럼 오후에서야 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1월 23일 열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 [사진=이데일리 허지은 기자]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2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몬드리안호텔에서 제51기 정기 주총을 진행한다. 이날 정기 주총에서 양 측은 △별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등의 의안을 두고 표 대결에 나선다. 다만 파행이 거듭된 지난 1월 임시 주총과 같은 전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임시 주총은 오후 1시 52분이 돼서야 시작됐다. 오전 9시 주총 시작 시간에 맞춰 모인 주주와 의결권 대리인들은 5시간 가량 대기한 끝에 임시 주총 의장인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의 개회 선언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회 직후 중복 위임장 집계에 추가 시간이 소요되면서 실제 안건 상정까지는 수 시간이 추가됐고, 결국 밤 10시가 넘어서야 종료됐다.

업계에선 정기 주총 의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이 주총을 파행으로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박기덕·정태웅 대표이사의 유고 시 서대원·황덕남·이민호·김도현 순으로 4명의 의장 직무대행자를 결의했다. MBK·영풍 측이 임시 의장 후보를 제안할 것을 예고하자 차순위 후보를 최대 5인까지 확보해 선임 권한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의장 교체 요구가 실제 이뤄질 경우 개회 시간은 더 늦어질 수 있다.

영풍의 의결권 행사 여부도 불투명하다. 법원이 지난 7일 고려아연이 호주 손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를 활용해 만든 ‘상호주 제한’을 적용해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 점은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과 관련해, 고려아연은 이번엔 호주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로 영풍 지분을 넘겨 새로운 순환 출자 고리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정기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MBK·영풍은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재차 제기했다. 가처분 첫 심문기일은 오는 21일로, 다음주 초 결론을 내려 정기 주총 이전에 의결권 행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처분으로 의결권 행사 여부가 결정되더라도, SMC나 SMH 등을 활용해 주총 직전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려 한 것처럼 28일 이전에 기습적인 변수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정기 주총 개최 장소가 이전보다 협소하다는 점도 거론된다. 지난 1월 임시 주총이 열린 용산 그랜드하얏트 그랜드볼룸은 최대 2000명까지 수용이 가능했지만, 정기 주총이 열릴 몬드리안호텔 그랜드볼룸의 최대 수용인원은 800명 정도다. 주총장이 협소할 경우 배석하지 못한 일부 주주들은 서서 주총에 참석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국내외에서 모범적인 주총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는 매년 미국 중서부의 오마하의 CHI 헬스센터에서 주총을 개최한다. 스포츠·공연 등을 개최할 수 있는 컨벤션 센터이자 아레나인 해당 장소의 최대 수용인원은 1만명이 넘는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