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이 인가될 경우 10년에 걸쳐 전단채를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법원이 수정 회생계획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청산 가능성이 현실화됐다. 청산이 진행되면 전단채는 상거래채권보다 후순위로 변제될 가능성이 커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뉴스1이 확보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6월 29일 기준)에 따르면 기업구매전용카드채권과 매입채무유동화채권 등 카드채권 규모는 총 4811억 원이다. 카드사별로는 롯데카드 2286억 원, 현대카드 2245억 원, 신한카드 280억 원이다.
회생 신청 이전 홈플러스는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카드사의 ‘구매전용카드’를 활용해 왔다. 홈플러스가 대금 지급을 위해 이 카드를 사용하면 카드사는 카드대금채권을 담보로 협력업체(납품업체)에 물품대금을 먼저 결제해 주고 추후 홈플러스로부터 수수료를 붙여 결제 대금을 받았다.구매전용카드는 회생 등 이슈가 없을 때는 홈플러스가 정상 상환하면 되는 구조라 문제가 없다. 카드사 입장에선 대기업의 채권을 확보해 소정의 수익을 챙기면서도 기업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 금리에 당장의 현금 지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윈윈’하는 구조다. 다만 홈플러스의 재무 구조에 문제가 생기면, 카드사가 미결제 위험에 노출된다.
문제는 홈플러스가 대금을 납부하기 전 증권사가 세운 일종의 페이퍼컴퍼니인 SPC와 유동화계약을 체결하면서 불거졌다.
카드사가 홈플러스로부터 받을 돈인 카드대금채권을 SPC에 매각하고, SPC는 이 채권을 기초로 하는 유동화증권을 발행해 판매했다. SPC가 개인투자자 등으로부터 끌어모은 투자금으로 카드사 결제 대금을 먼저 갚는 구조라 카드사는 대금 미지급 위험에서 회피할 수 있다. 카드사가 홈플러스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없는 이유다. 홈플러스 입장에선 단기 자금 유동성을 더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결국 청산 절차에 돌입하면 손실은 카드사가 아닌 이 전단채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등이 보게 된다. 청산 과정에서 변제 의무가 있는 ‘상거래채권’과 달리 전단채의 경우 ‘카드채권’으로 분류됐기에, 후순위로 밀려 회수 가능성이 낮아 손실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당초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 확정 시 10년에 걸쳐 전단채를 상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마저도 이뤄지지 못하게 된 셈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회생 5년 차까지는 변제할 수 없고 6년 차에 3.8%, 7년 차 15.6%, 8년 차 16.44%, 9년 차 16.96%, 나머지 47.17%는 10년 차에 변제할 계획이었다.
단 오는 20일까지 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채권단(메리츠금융그룹) 등이 자금 투입에 대해 합의하면 청산이라는 최악의 경우의 수는 우선 피할 수 있다. 이 경우 이미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처럼 10년에 걸쳐 투자금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단채가 상거래채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청산 과정에서 중요 쟁점이 될 것”이라며 “인정받지 못할 경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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