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기업회생 후폭풍에 저신용 회사채 '돈맥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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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영향으로 저신용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증권사가 해당 등급의 상품 판매를 잇달아 중단하자 개인투자자에게 의존하는 기업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소형 A증권사는 기업어음 기준 A3 등급 이하 채권 판매를 중단했다. A3는 회사채 기준 BBB급의 단기 사채 등급이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직전 신용등급 이하 채권을 취급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 증권사 PB센터에서는 홈플러스 관련 단기채권을 판매해왔으나 기업회생 절차가 시작되며 투자자 대부분이 원금 손실을 보게 됐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홈플러스 사태가 터진 뒤 줄줄이 신용도가 낮은 채권을 판매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사태 이후로 개인투자자의 항의가 많아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단기채권은 운용을 중단했다”며 “고객의 매수 문의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신용도가 높지 않은 기업들은 주로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해 단기 자금을 조달했다. 신용등급 BBB급 이하의 두산건설, 동부건설, 중앙일보그룹, 이랜드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아 기관투자가는 내부 규정상 매입하지 않는 채권들이다. 대신 연 5~6% 이상 고수익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와 법인이 이런 상품에 투자해왔다.

홈플러스 사태가 터진 뒤 개인투자자가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를 외면하면서 유통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이랜드월드(BBB) 회사채 금리는 지난달 연 6.5%에서 이달 연 6.85%로, 중앙일보(BBB0) 회사채는 같은 기간 연 5.1%에서 5.7%로 뛰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회사채 신용등급 기준 BBB+ 등급 바로 위 단계인 A-등급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A- 등급에는 여천NCC와 제이알글로벌리츠, 신세계건설 등이 해당한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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