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최고급차 판매왕, 김학일 HS효성 팀장
1년간 143대 판매한 차량중
45대가 마이바흐 등 초고가
고객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차 끝까지 책임지겠습니다”
최소 10명 만나야 1대 판매
새벽엔 주차장 돌며 손편지
미국 시보레 자동차의 영업맨이었던 조 지라드는 15년 동안(1963~1978년) 1만3001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전설의 판매왕으로, 세일즈맨 최초로 기네스북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생활 속에서 ‘1대250’을 찾아내 이를 자동차 영업에 활용했다. 이는 한 사람이 미칠 수 있는 인간관계의 범위가 250명이라는 사실을 파악해 영업에 적용한 것으로, 한 명의 고객에게 신뢰를 얻으면 250명의 잠재 고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최상위 차량(Top-End Vehicle·TEV) 최다 판매 영업사원’으로 선정된 김학일 HS효성 AMG 세일즈팀 팀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영업 무기로 ‘신뢰’를 꼽았다. 김 팀장은 “고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데 왕도는 없다”면서도 “고객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제 말을 번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고, 저를 믿고 구매한다면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고객과 스스로에게 지켜왔다”고 말했다.
화려한 영업용 멘트보다 간단한 말 속에 담긴 책임감, 또 ‘가짜는 없다’는 신념 아래 지켜온 올바른 태도가 그를 만든 힘인 것이다.
그는 이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신속함, 정확함, 겸손함이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신속함이란 열정을 바탕으로 고객의 문의에 빠르게 답변하는 것, 거짓 없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고객과의 인연 자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최상위 차량은 메르세데스-벤츠 브랜드 중 AMG, 마이바흐, G 클래스(지바겐) 등 고가의 라인업을 의미한다. 김 팀장은 지난해에만 143대의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판매했는데 그중 45대의 TEV를 판매하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베스트 TEV 세일즈 컨설턴트 전국 1위 상을 수상했다. HS효성더클래스에서 딜러별 재구매율 역시 그가 1위다.
김 팀장은 육군 ROTC 장교로 복무하다 2013년 전역한 뒤 한 수입차 브랜드에서 자동차 딜러로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어릴 적 택시를 운전하시던 아버지의 조수석에서 아버지 손을 잡고 기어 스틱을 조작하며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키웠던 그에게 수입차 딜러는 ‘꿈의 직장’이었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 1300대의 차를 팔았다면, 그동안 1만3000명보다 더 많은 고객을 만났을 것”이라면서 “3~4시간 자더라도 맨땅에 헤딩하며 부지런히 고객을 찾아다니는 게 유일한 방법이었고, 그렇게 고객을 찾아다니던 것이 즐거웠다”고 세일즈맨으로서 초창기 시절을 떠올렸다.
그가 고객들에게 신뢰를 전하는 방법 중 대표적인 건 직접 쓴 손편지였다. 새벽에 일어나 고가의 아파트 주차장과 상가를 돌면서 차에 자신의 명함이 아닌 직접 쓴 손편지를 매일 꽂아두며 고객과의 접점을 찾았다. 그를 찾은 고객들은 김 팀장의 올바른 태도와 진정성 있는 태도에 신뢰를 갖기 시작했다. 2015년 HS효성더클래스로 이직하며 메르세데스-벤츠 딜러가 됐을 때 이전까지 그를 통해 자동차를 구매했던 고객 약 200명 중 40여 명이 그의 이직 소식에 새로운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계약했다.
여기에 부지런함과 진정성도 빛을 발했다. 그는 HS효성더클래스에서 처음 차량을 구매했던 고객과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당시 팔당대교에 홍보를 위한 현수막을 걸고 있었는데, 위험한 곳에 올라간 모습을 보고 안 좋은 선택을 하려는 줄 알고 일단 내려오라고 했던 분이 첫 고객이 됐다”면서 “열심히 하는 제 모습에 가족 전체와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한 가족이 6대의 차량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대한 자부심도 그의 진정성에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김 팀장은 “지금까지 27대의 차량을 타봤고 그중 9대가 메르데세드-벤츠 차량인데, 메르세데스-벤츠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자동차의 시작이자 미래’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그를 믿고 구매해준 고객에게 김 팀장은 “고객분들 덕분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는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한번 맺은 인연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저는 늘 같은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