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원유 200만배럴 선적
한미이란 물밑 협의 거쳐 해협 통과
정부 “나무호 피격과 직접 관련 없어”
잔류 선박 25척 추가 통과 협의 지속
한국 국적 유조선이 원유 200만배럴을 싣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처음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20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HMM의 원유운반선 ‘유니버설 위너(Universal Winner)’호는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사 트라피구라가 HMM으로부터 장기 용선 중인 선박이다. SK에너지는 이번 항차에 한해 이 선박을 빌려 쿠웨이트산 원유 200만배럴을 들여오고 있다. 해당 원유는 SK에너지 정유공장에서 정제될 예정이다.
유니버설 위너호는 전쟁 직전인 2월 27일 호르무즈 해협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후 3월 4일 쿠웨이트에서 원유 200만배럴을 선적했고 현재 울산항으로 향하고 있다. 안전하게 해협을 빠져나올 경우 다음 달 8일쯤 목적지에 도착할 전망이다.
이번 ‘유니버설 위너’호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는 한국과 이란, 미국 등 관련국 간 긴밀한 물밑 협의에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
이 배는 애초 카타르 인근 해역에 머물고 있다가 이란 측이 지난 18일 저녁(한국시간) 주이란한국대사관을 통해 ‘한국 선박 1척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가능하다’고 알려오면서 오만만을 향해 닻을 올렸다.
먼저 카타르 인근에서 출발해 두바이 인근 해역으로 이동해 야간 대기한 뒤, 날이 밝아 시계가 확보되자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나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세예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하면서 ‘나무호 피격 관련 사실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한지 하루 만에 전격 통항이 이뤄진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당시 정부는 선사에 관련 내용을 공유했고, 선사 측에서 내부 협의를 거쳐 통항을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이란을 포함한 유관국과의 조율 아래 (해당 선박의) 이동이 이뤄졌고, 이란에 따로 비용을 치른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며 미국과도 이번 선박 통과 문제가 사전 논의됐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한국인 선원 탑승 규모와 국내에 긴급한 화물 선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호르무즈 해협 우선 통항 대상 선박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정부는 이번 ‘유니버설 위너’호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와 나무호 피격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선박 25척도 해당 지역에서 나올 수 있도록 포괄적인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정부는 나무호 피격과는 별개로 이란전쟁 발발 이후 4차례의 외교장관 통화와 장관특사 파견 등을 통해 이란에 모든 한국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꾸준히 요구한 결과가 ‘유니버설 위너’의 해협 통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란 측이 나무호 공격 주체가 자신들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는 가운데, 한·이란 관계를 관리하기 위해 이처럼 ‘호의적’ 조치를 취했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유니버설 위너’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미 재무부가 앞서 ‘항행 안전을 위해 이란과 거래하는 선사·선박을 제재한다’고 경고한 것과는 무관한 정부 차원의 조치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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