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호르무즈 동상이몽'
MOU 세부 조항 뜯어보면
'통행료 유예 60일'로 나와
이후 추가협상 이어질 수도
한국 선박 24척 귀환 촉각
청해부대 파견은 일단 고심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과 이란 간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합의에 따라 개방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란과의 종전 MOU 협상이 완료됐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항이 '통행료 없이(toll free opening)' 개방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날 맺은 합의가 궁극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영구적으로 통행료가 없는 곳'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대로 실제 호르무즈 해협이 '영구적으로' 통행료 없이 개방될지는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이날 NYT 인터뷰에 따르면 MOU는 해협 통행료 징수를 60일간 유예하며 앞으로 지역 차원의 대화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60일간은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지만, 협상을 하는 동안 통행료에 준하는 다른 비용이 추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란의 입장 차도 여전히 관측된다.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는 성명에서 "합의에 따라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과 군사작전이 즉시 종료되며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도 즉시 해제된다"고 밝혔을 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논의 결과에 따라 이란이 해협 통행료에 준하는 비용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호르무즈 통행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정부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에 발이 묶여 있는 한국 선박 24척의 안전한 이동 여건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정부는 향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명목의 대가를 요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교부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와 자유화는 기본적으로 수수료나 서비스료 명목으로 (통행료를) 지불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은 원유선 8척, 석유제품선 6척, 케미컬선 2척, 기타 화물선 8척 등 모두 24척이며 한국인 선원 137명이 승선해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선박이 국내 항만에 도착하기까지는 통상 항로를 기준으로 약 20일이 걸린다.
선사들은 해양수산부 등 정부 지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일부 선박은 정부 지침이 내려지는 즉시 해협 통항에 나설 수 있도록 선사 자체 판단에 따라 두바이 인근 해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란의 협상 타결 이후 미국 측으로부터 해양자유구상(MFC)과 관련한 추가 요청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까지는 공식 요청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지 위협 평가와 전력의 전개, 작전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체적인 기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후 미국 혹은 영국·프랑스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된 다국적 협의체 논의에 계속 참여하며 연락장교 파견이나 정보 공유 등으로 협력 범위를 넓힐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이달 16~17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지도자들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를 위한 국제적 기여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인근 소말리아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 소속 함정 파견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청해부대 전력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청해부대 전력인) 왕건함은 현재 지시된 해역(아덴만 일대)에서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가정적인 질문에는 답변이 제한되나 파병동의안의 목적(해적 퇴치 등)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 서울 김성훈 기자 /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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