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굳게 닫힌 가운데, 위험을 피해 홍해를 택한 아홉 번째 한국 국적 유조선이 무사히 국내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원유를 선적한 우리 측 유조선이 우회 경로인 홍해를 무사히 통과해 한국을 향해 항해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 발발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전면 차단된 이후, 국적 유조선이 홍해 노선을 통해 원유 수송에 나선 것은 지난 4월 중순 첫 운항 이래 이번이 아홉 번째다.
앞서 우회 항로를 밟은 선박들은 순차적으로 국내 항만에 입항해 원유 하역 작업을 차질 없이 마친 상태다.
해수부는 해당 선박이 홍해 해역을 지나는 동안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전방위 지원을 펼쳤다고 전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가동하고 항해 안전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는 한편, 정부와 선사, 선박 간의 긴밀한 실시간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선원들의 안전을 챙겼다"면서 "앞으로도 국가 경제의 근간인 국내 원유 수급 체계가 흔들림 없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삼엄한 호위 속 우회 수송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 위기가 여전히 최고조에 달해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13일(현지시간)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일대를 지나는 상선들을 향해 무선 채널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폐쇄됐다"고 통보했다.
아울러 "선원들의 안전을 위해 추후 공지가 내려질 때까지 해협 진입을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말라"며 통행 시도를 감행할 경우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실제로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상선을 겨냥해 날아든 이란 측 자폭 드론 수 대를 요격하기도 했다.
미·이란 양국 간의 종전 협상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는 14일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이 성사될 것이라며, 합의서에 서명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정상 재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 외무부와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며칠 내로 합의안 서명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종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미 행정부가 예고한 "14일 당일 서명은 아닐 수 있다"고 온도 차를 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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