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등 수사-재판 중
권한 없이 넘겨받는 것은 위법”
법무부 “공정하게 조사할 것 기대”

7일 김민아 서울고검 공판부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남 일인가, 내 일인가. 진상조사단의 사건기록 열람 등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진상조사단은 피의자나 사건 관계인이 아니기 때문에 현행 수사준칙과 지침에 따른 열람 등사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조사단의 업무가 ‘검찰 인권침해·권한남용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는 것인데, 지휘도 감독도 받지 않는 해괴한 조직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검사는 현재 조사단이 조사 대상으로 삼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 등 대부분이 수사 또는 재판 계속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관련 규정상 권한이 없는 조사단이 수사·공판 기록을 넘겨받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사건 수사팀이었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도 6일 ‘대통령 이해충돌 사건의 공소 취소 등을 위한 또 다른 기우제’라는 제목의 글을 내부망에 올렸다. 강 검사는 “4월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국정조사권 발동에 따라 대통령 관련 사건들에 대한 개입 및 공소 취소 등 목적의 위헌·위법한 국정조사가 있었다”며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정조사를 빌미로 ‘재판 또는 수사 중 사건들에 대한 진상조사권’이라는 지극히 이례적인 위헌·위법의 소지가 넉넉한 공권력을 추가적으로 발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의 수사, 감찰 사건들이 몇 년째 진행 중이고 국정조사까지 했던 건인데 또다시 발동된 진상조사권은 또 다른 기우제이자 먼지 만들기 시도”라고 주장했다.전직 검사장들도 조사단 관련 지침과 규정의 전면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홍승욱, 김유철, 신봉수 전 수원지검장과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8일 ‘대검찰청 조사기구 운영 지침 및 미래위 규정에 대한 법치주의 훼손 우려 성명’을 통해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인권 보장과 미래 개혁이라는 명분 뒤에 숨은 법치주의 훼손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의 권한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법무부는 “법무부 장관은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사무를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어 미래위 의결을 존중해 검찰총장에게 독립적인 조사기구 설치를 지시한 것”이라며 “조사단은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공정하게 조사하고 판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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