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구조協 부산지부-해양진흥公
영도경찰서 뒷편서 수중 정화 활동
다른 해역서 밀려온 폐기물 뒤섞여
방치하면 선박 프로펠러 사고 위험
2일 오후 부산 영도구 영도경찰서 뒷편 어선 정박지. 코와 눈을 가리는 대형 수경을 벗고 온몸을 감싸는 고무 재질 잠수복을 풀어내며 김종규 한국해양구조협회 부산지부 잠수팀장(70)은 이렇게 말했다. 김 팀장은 지난달 30일과 1일 이틀간 수심 7m 아래 바닥으로 잠수했다. 바닷속에 쌓인 폐타이어와 폐어망을 로프로 묶기 위해서였다. 크레인이 수중 쓰레기를 한 번에 끌어올려 청소선에 실을 수 있도록 하는 사전 작업이었다. 김 팀장은 이날도 해양구조협회 대원 6명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 수중 쓰레기를 엮은 로프를 크레인에 연결하는 작업을 30분간 한 뒤 물 밖으로 나왔다. 김 팀장은 “해저 바닥 1m 아래까지 폐기물이 켜켜이 묻혀 있어 손으로 파헤쳐 꺼내기 아주 어렵다”며 “각종 전자제품과 생활 쓰레기는 밧줄로 묶어 한 번에 들어올리기도 힘들어 앞으로 여러 차례 전문적인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해양구조협회 부산지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이날 영도경찰서 뒷편 남항 일원에서 수중 정화 활동을 벌였다. 김 팀장을 비롯한 해양구조협회 소속 잠수부들은 3300m²(약 1000평) 규모 해저에 쌓인 쓰레기를 건져 올렸다. 이곳은 1934년 일제강점기 도개교로 지어진 영도대교와 약 100m 떨어져 있다. 국내 대표 활어회시장인 자갈치시장과도 500m가량 거리다. 해양구조협회는 이 해역이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제대로 된 수중 정화 활동이 이뤄지지 못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영 한국해양구조협회 부산지부 협회장은 “깡깡이마을로 대표되는 수리조선소 주변이라 수리를 기다리는 선박과 조업에 나서는 어선이 상시 정박해 있다”며 “그동안 작업 공간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웠고, 주변 공간도 좁아 크레인 등 대형 장비를 들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박이 다니는 항로 아래 수중 쓰레기를 제한적으로 끌어올린 적은 있지만, 주요 선박을 이동시키고 본격적인 정화 작업을 한 것은 해방 이후 처음일 것”이라고 했다.이날 크레인은 모두 6차례 로프로 바닷속 쓰레기를 끌어 올렸다. 건져 올린 폐타이어와 폐어망 등은 청소선으로 옮겨졌다. 해양구조협회는 이날 약 20t의 수중 폐기물이 수거됐다고 밝혔다. 해양구조협회는 이 폐기물 가운데 일부는 선박 작업 과정에서 부주의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의로 버려진 쓰레기도 있고 태풍 등으로 다른 해역에서 밀려온 폐기물도 섞여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협회장은 “폐그물 등 수중 쓰레기가 바닷속에 방치되면 선박 프로펠러에 감겨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로프와 각종 폐기물이 부식되면 해양 생태계 오염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양경찰청 산하 법정법인인 한국해양구조협회는 해양사고 발생 때 수색과 구조를 주 임무로 하지만 해양진흥공사와 부산 주요 항·포구에서 정화 활동도 시행하고 있다. 이날 활동에 참여한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깨끗한 바다는 해양수도 부산의 경쟁력”이라며 “해양구조협회와 함께 폐기물이 많은 항포구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정화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진숙 부산시 해양수도정책과장은 “수중 쓰레기 인양은 단순한 환경 정화가 아니라 다음 세대에 건강한 바다를 물려주기 위한 실천”이라며 “부산시가 2028 유엔해양총회 유치를 추진하는 만큼 이런 활동은 국제사회에 부산의 의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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