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 42개의 신차를 국내외에 쏟아낸다. 올해 계획(28개)보다 1.5배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첫 프리미엄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90을 내년 6월에 내놓고, 아반떼와 투싼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은 각각 8월과 9월 선보인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신차 효과’를 앞세워 미국발(發) 관세 폭탄과 국내외 경기 침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 자동차업계를 둘러싼 3중고 돌파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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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현대차그룹 신차 개발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21개의 신차(페이스리프트 및 엔진 변경 포함·연식 변경 미포함)를 내놓는다. 기아는 14개, 제네시스는 7개 신차를 시장에 푼다.
제네시스 브랜드에는 친환경 모델이 대거 추가된다. 국내 첫 대형(F세그먼트) SUV인 GV90은 내연기관 없이 순수 전기차 모델로만 선보인다. 내년 12월에는 국내 1호 ‘주행거리 연장형 자동차’(EREV)가 나온다. 대상은 중형 SUV인 GV70이다. EREV는 전기차와 똑같이 모터로 달리지만, 배터리가 방전되면 별도로 장착한 소형 엔진을 돌려 충전하는 방식이다. 이 덕분에 한 번 충전·급유하면 900㎞ 이상 달릴 수 있는 게 강점이다. 베스트셀링카도 얼굴을 바꾼다. 아반떼(8세대)와 투싼(5세대) 풀체인지 모델은 각각 내년 8월과 9월에 나온다. 그랜저와 싼타페는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로 다시 태어난다.
유럽과 인도 시장을 겨냥한 소형차도 링 위에 오른다.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베이온 풀체인지 모델과 아직 모델명을 확정하지 않은 소형 해치백 전기차(프로젝트명 BJ1)가 신차 리스트에 포함됐다. 기아 초소형 전기차 EV2는 내년 2월 첫선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불황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신차 개발 노하우와 자금력을 토대로 국내외 위기 상황에서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김보형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