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사라진 시대, 뼈만 남았던 조폐공사는 어떻게 부활했나 [동아닷컴 금주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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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4447억→6395억 원…‘제2의 석탄공사’에서 역대 최대 매출로 한국조폐공사 제공 ◇ 세상을 바꾸는 화폐 이야기/ 한국조폐공사 지음/ 276쪽·2만3000원·매일경제신문사현금을 쓰지 않는 시대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값을 치르고 신분을 확인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결제 건수 중 현금 비중은 2013년 약 41%에서 2024년 약 16%로 떨어졌다. 돈을 찍는 회사가 돈을 못 버는 처지가 됐다.‘제2의 석탄공사.’2023년 10월 성창훈 사장이 취임할 무렵 한국조폐공사를 두고 나온 우려다. 매출은 해마다 줄었고 돌파구는 보이지 않았다. 성 사장은 당시를 ‘뼈만 남아 있는 형상’이라고 회상했다.그런 조폐공사가 부활했다. 2023년 4461억 원이던 매출은 2년 만에 역대 최대인 6386억 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도 122억 원에서 212억 원이 됐다.성 사장이 우진구 홍보실장과 함께 쓴 ‘세상을 바꾸는 화폐 이야기’는 그 생존 과정을 담은 책이다.“서서히 잊히는 길과 새로운 존재 이유를 찾는 길, 그 갈림길에서 후자를 선택했다.”공사는 가진 기술을 다시 들여다봤다. 반세기 넘게 다듬어 온 위조 방지 기술이다. 홀로그램, 자외선에 빛나는 형광 잉크,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바뀌는 잉크, 손끝으로 만져지는 요판 인쇄. 이 기술은 모바일 신분증과 지역사랑상품권 ‘착(chak)’, 온누리상품권 플랫폼, 그리고 굿즈 사업으로 이어졌다.화폐를 만들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해마다 약 500톤의 부산물이 나온다. 잘못 찍힌 신권 100톤과 닳고 찢어져 한국은행으로 돌아온 지폐 400톤이다. 대부분 잘게 잘려 소각로로 들어갔다. 태우는 동안 이산화탄소가 나왔다.118년 만의 폭염이 한반도를 덮친 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은 공사에도 숙제가 됐다. 성 사장은 영업처에 다른 나라 조폐 기관의 처리 방식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돌아온 답은 저금통에 채우거나 비료 포대에 담아 파는 수준이었다. 공사는 그 점을 노렸다. 친환경 브랜드 ‘머니메이드’의 볼펜과 방석이 이렇게 나왔다. 파쇄 지폐를 넣은 돈볼펜은 출시 두 시간 만에 다 팔렸다.기념메달도 만들었다.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메달에는 화폐 보안 패턴과 미세 문자를 넣었다. 이 메달은 17개국에 수출됐다.경산 화폐본부의 약 2000평 지하 벙커는 20년 넘게 비어 있었다. 공사는 이곳을 국가 미술품 수장고로 바꾸고 있다. 지폐를 지켜 온 시설이라면 미술품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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